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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이 몰고 온 충격

입력
2020.09.27 18:0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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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사막지형에서 사용되는 군사용 드론 게티이미지뱅크 코리아

사막지형에서 사용되는 군사용 드론 게티이미지뱅크 코리아

지난 26일 인천국제공항 주변을 불법 비행하던 드론 2대 때문에 착륙하려던 항공기 5대가 김포공항으로 기수를 돌려야 했다. 오전 11시23분께 인천공항 대테러 상황실이 발견한 드론은 부동산중개업자가 신도시 아파트 분양 홍보 영상을 촬영하기 위해 띄운 것으로 밝혀졌으나, 오후 2시9분께 발견한 두 번째 드론 조종자는 누군지 찾지 못했다. 이 뉴스에서 가장 관심가는 부분은 드넓은 인천공항 주변의 뜬 소형 드론을 ‘어떻게 즉시 발견했느냐’이다.

□ 2018년 12월,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붐비던 영국 런던 개트윅 공항에도 불법 드론 2대가 수십 차례 활주로 상공을 침범해 36시간 동안 항공기 1,000여편과 승객 14만명이 발이 묶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놀란 국내 공항들이 지난해부터 드론 탐지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인천공항의 경우 올 3월 완성 계획이 늦어지며 지난 24일에야 본격 가동이 시작됐고, 이틀 만에 불법 비행 드론을 탐지한 것이다. 그 이전에 얼마나 많은 항공기가 불법 드론의 위험을 모른 채 뜨고 내렸을지 생각하면 아찔하다.

□ 처음 군사용으로 개발된 드론은 적용 분야가 빠르게 확대되며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제2의 반도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5일 문재인 대통령의 국군의날 기념사에서 “정찰 드론, 통신ㆍ중계 드론, 중대형 공격 드론을 전력화해 수색ㆍ정찰 같은 위험한 업무에서 장병들을 대신하겠다”라고 약속할 만큼 장차 국방에서도 드론 조작과 탐지는 핵심 역할을 맡게 될 것이다.

□ 정부는 드론을 ‘8대 핵심성장 산업’에 포함하고, 올해 드론 관련 연구개발에 926억원을 투자하는 등 선발주자 따라잡기에 나섰다. 하지만 부처 간 제각각인 ‘칸막이 규제’는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 드론 관련 산업을 중소기업 위주로 육성하려는 정부의 단견은 급성장하는 국내 시장을 중국제가 장악하는 현실을 방치하고 있다. 이런 문제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사용되는 드론 중 국산은 10%대에 머물고, 그나마 국산 제품의 핵심 부품과 기술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러다 공항 등 주요 시설 보안과 국방마저 중국 등이 책임지게 될지 모른다.

정영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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