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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콕 추석 연휴... 명절음식 없어도 살찔 이유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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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콕 추석 연휴... 명절음식 없어도 살찔 이유는 많다

입력
2020.10.02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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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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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집에서 먹고 자는 바람에 최소 5㎏은 찐 거 같아요."

서울 광진구의 직장인 이동섭(29)씨는 늘어난 뱃살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한달 넘게 재택 근무를 하면서 활동량이 준 데다, 군것질은 잦아졌기 때문이다. 한 달 간 스마트폰 배달 어플리케이션(앱)으로 주문한 음식값만 20만원을 넘겼다는 이씨는 "추석 때는 부모이 계신 부산에 있을 예정인데, 거기서도 과식할 수 있다는 생각에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외부활동 줄고 배달음식 이용은 늘어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 맞는 명절인 이번 추석, 직장인들 사이엔 '비만 경보'가 발령됐다. 신종 코로나로 바깥 출입이 줄어든 데다, 유독 길었던 장마로 그나마 계획했던 야외활동까지 줄어들면서 체중 조절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또한 사실상 무기한 연장되면서, 확진자가 되기 전에 '확 찐자'가 되고 말았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달 23일 한국리서치가 발표한 16차 신종 코로나 인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000명 중 95%가 외부 출입을 자제하고 있으며, 68%가 음식 배달을 늘렸다고 밝혔다. 외부 활동 감소와 음식 배달 증가는 자연스럽게 체중 증가로 이어졌다. 알바천국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824명의 응답자 중 절반 이상(52.1%)이 올해 초와 비교해 체중이 늘었다고 밝혔다. 반년 사이에 증가한 몸무게는 평균 4.9㎏로, 한 달에 평균 1kg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명절 음식. 한국일보 자료사진

명절 음식. 한국일보 자료사진

체중이 늘어난 이유는 다양했다. 응답자(복수응답)들은 배달 음식 섭취량 증가(52.2%)와 온라인 수업 및 재택근무 등으로 외부 활동량 감소(49.1%)를 가장 큰 이유를 꼽았다. 취업준비생 최모(26)씨는 "오프라인 스터디도 온라인으로 전환한 데다, 거리두기 2.5단계 때는 독서실이나 카페도 모두 문을 닫아 자취방 밖으로 나갈 일이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상열(41)씨도 "평소엔 스마트폰 걷기 앱으로 최소 하루 6,000보를 걸었는데, 지난달엔 100보가 안 되는 날도 있었다"며 "배둘레햄(뱃살)이 손에 잡혀 큰일"이라고 한탄했다.

피트니스 클럽(헬스장) 등 운동시설을 찾지 못해 살이 쪘다는 응답자도 전체의 3분의 1(31%)나 됐다. 직장인 서수연(28)씨는 "요즘 집에서 홈트레이닝을 많이 한다지만 운동을 좋아하시는 분들 이야기"라며 "보통사람들이 '홈트'를 꾸준히 할 리 만무하다"고 말했다. 코로나로 인한 우울감(코로나 블루) 해소를 위해 군것질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지난달 22일 알바몬이 20대 성인 445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 블루 현황에 대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70.9%는 '코로나 블루를 겪고 있다'고 응답했는데, 이중 운동 부족 및 폭식으로 인한 체중 증가(6.5%)가 원인인 경우도 상당수였다.

명절 스트레스 탓 고칼로리 음식 주문 늘어

7개월간 이어진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에, 장장 5일이나 되는 추석 연휴까지 겹치면서 '확 찐자'들의 걱정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귀향하지 않는 '비대면 명절'이 추세라지만, 배달음식업계에서 명절은 '대목'으로 꼽힐 정도로 주문량이 많다. 명절 과식이 아니더라도 이러나 저러나 기름진 음식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인근에서 배달 라이더들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인근에서 배달 라이더들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실제로 배달의민족에 따르면 2018년 추석연휴 마지막 이틀간 주문량은 평소보다 20% 넘게 급증했다. 연휴 스트레스 때문에 칼로리가 높은 음식에 배달이 몰리는 경향도 있다.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설 연휴 주문량을 분석해보니 맵고 단 음식의 주문량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매운 음식의 주문량이 명절 이전 주와 비교해 매년 3배 이상 많았다.

전문가들은 활동량이 줄어든 상태에서 명절을 맞이하게 되어 그 어느 때보다 칼로리 조절에 신경써야 한다고 지적한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섭취한 칼로리 총량에서 소모한 칼로리를 뺀 나머지는 체지방이 된다”며 “올해 이미 상당수 국민의 활동대사량이 줄어 잉여 칼로리가 쌓인 상태인데, 명절이라고 음식을 과다 섭취할 경우 살이 더 찔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승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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