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뢰찾는 특공대 영웅 쥐, 조지 십자 훈장과 동등한 금메달 수상
캄보디아의 지뢰 탐지 쥐 '마가와'가 영국 동물구호단체 PDSA(People's Dispensary for Sick Animal)로부터 금메달을 수상했다. 캄보디아에서 매설된 지뢰를 탐지해내 생명을 구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PDSA의 금메달은,인간으로 치면 극도로 위험한 상황에서 가장 영웅적인 행위나 가장 용기 있는 행위를 한 민간인과 군인에게 수여되는 '조지 십자훈장'에 해당하는 명예로운 상으로 알려졌다.
마가와가 받은 금메달에는 '용맹스럽고 헌신적인 임무를 수행한 동물을 위하여'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는데, PDSA 77년 역사상 이 상을 받은 30여 마리의 동물 중 쥐는 최초다.
마가와는 올해 7살로 탄자니아에서 태어나 벨기에에 본부를 둔 민간 연구단체 아포포(APOPO)에서 전문 지뢰 탐지 훈련을 받았다. 폭발물 안에 있는 화합물질을 감지하도록 훈련 받았는데, 폭발물을 발견하면 땅 위를 긁는 행동으로 사람에게 신호를 보낸다.
아포포는 1990년대 초부터 아프리카산 주머니쥐를 훈련시켜 매설 지뢰 탐지 작업에 투입해 왔다. 그 덕분에 사람보다 20배 이상 높은 효율에 비용도 20%이하로 낮출 수 있었다. 금속탐지기를 이용할 경우 최대 4일 정도 걸리는 테니스 코트 크기의 지뢰밭을 30분 안에 수색할 수 있다. 마가와는 지금까지 축구장 30개가 넘는 14만1,000㎡ 이상 면적을 수색해 지뢰 39개와 불발탄 28개를 찾아냈다.
평균 수명이 8년인 주머니쥐는 다 자라도 몸무게가 1.5kg을 넘지 않아 지뢰를 밟아도 터지지 않을 정도로 충분히 작고 가볍다. 9개월 가량 훈련을 받은 후 현장에 투입돼 5~6년 활동하다 은퇴하는데 마가와도 곧 은퇴를 앞두고 있다.
지뢰제거 비영리기관 헤일로 트러스트(HALO Trust)에 따르면, 캄보디아는 1979년 이후 약 2만5,000명이 지뢰를 밟아 팔과 다리를 잃었고, 6만4,000여명이 희생되거나 다쳤다. 지뢰 대부분은 1970년~1980년대 캄보디아 내전 당시 매설됐다. 동남아시아에는 최대 600만개의 지뢰가 아직 땅 속에 묻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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