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새벽 개표 완료 예정…부결 시 2차 잠정합의 위한?
‘강경투쟁’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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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현대차 노사 대표가 울산공장 본관 중회의실에서 비대면 임금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자동차 노조가 ‘기본급 동결’을 골자로 하는 임금협상 잠정한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 투표에 나선다. 노사 양측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를 감안해 11년 만에 기본급 동결이라는 파격적인 합의를 이끌어냈지만, 일부 강성 노조의 반발이 있어 개표 결과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25일 현대차 노사에 따르면 노조는 이날 오전 6시부터 울산, 전주, 아산, 남양 등 각 사업장에서 전체 조합원 5만여명을 대상으로 ‘2020년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시작했다. 개표는 전국 투표함이 취합되는 오후 10~11시쯤 시작될 예정이고, 결과는 26일 새벽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잠정합의안은 △기본급 동결 △성과급 150% △코로나19 위기 극복 격려금 120만원 △우리사주 10주 지급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기본급 동결은 1998년 IMF외환위기,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역대 세 번째다. 그만큼 현대차 경영에 끼친 코로나19가 영향은 컸던 셈이다. 실제 올 들어 8월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차의 누적 판매량은 223만7,733대로 전년 동기 대비 21.4% 감소했다. 이는 미국, 유럽 등 주요시장이 코로나19 여파로 공장 셧다운(폐쇄), 락다운(이동제한령) 등의 조치가 나오면서 생산은 물론 판매까지 모두 중단된 탓이다.
현대차 노사는 이와 같은 위기를 의식하고 지난달 12일 하언태 현대차 대표이사와 이상수 노조지부장 등 교섭대표 60여명이 상견례를 가진지 40일 만에 ‘무분규’ 잠정합의를 이끌어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무분규 잠정합의를 이끌어 낸 것은 ‘실리’ 성향인 현 노조 집행부의 역할도 컸다.
당초 현대차 노사 양측은 이번 잠정합의안이 무난히 타결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공동행동, 혁신민주, 현장활동가 학습모임, 금속연대, 금속민투위 등 일부 강성 조직들은 기본급 동결, 성과급 150% 등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흑자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한 노동자들에게 정당한 대가를 보상하라는 입장이다.
잠정합의안이 부결되면 노사 양측은 2차 잠정합의안을 도출하기 위해 다시 교섭을 시작해야 한다. 이럴 경우 노조 집행부는 강성 조직의 의견을 일부 받아 들일 가능성이 커진다. 사측은 빠른 교섭 타결을 위해 최대한 양보한 만큼 더 이상 제안을 들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2차 잠정합의는 1차 때보다 훨씬 어려워질 수 있다.
노조 집행부는 추석 전 임협 타결을 위해 조합원 설득에 나서고 있다. 잠정합의안이 1차 제시안보다 200만원 가량 높아진 978만원 가량의 인상효과를 가져온다고 설명한다. 또 반대 성향 조직원들이 이번 교섭의 성과를 폄훼하는 ‘거짓 주장’에 대한 해명도 나섰다.
노조 관계자는 “이번 잠정합의안이 부결되면 강력한 투쟁을 전개해야 하는데, 코로나19 여파로 대중 집회조차 못하는 현실 속에서 사회적 집중 화살을 맞으며 얼마나 현장의 힘이 모아질지 걱정”이라며 “올해 임협 키워드가 ‘생존’과 ‘미래’였던 만큼 조합의 미래를 위한 현명한 선택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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