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두순 피해자 아버지 CBS 라디오 인터뷰
"정부, 대책 회의에 피해자 가족 안 불러"
올해 12월 출소를 앞둔 초등학생 납치ㆍ성폭행범 조두순의 피해자 아버지는 정부를 향해 "하는 꼴들을 보면 진짜 어디 초등학생들 동아리 하는 것만도 못 하다"고 울분을 터트렸다. 당국이 대책 마련에 고심한다지만, 정작 피해자 가족을 향한 진심 어린 고민이나 배려는 없다는 것이다.
피해자 아버지 A씨는 2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안산시에서 법무부 차관, 지역구 국회의원, 경찰이 전부 모여 대책 회의를 했다. 그러면 피해자 가족들 오라고 해서 한 번 물어는 봐야 하는 거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두순의 출소를 앞두고 이달 18일 당국은 그가 돌아오겠다는 의사를 밝힌 안산에서 대책 회의를 열었다. 피해자 가족도 해당 지역에서 살고 있다. 그러나 정부나 정치권으로부터 "(관련 의사를 묻는) 전화 한 통 없었다"는 것이 A씨의 주장이다.
A씨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조두순 격리법'을 통과시켜 달라는 청원을 올린 윤화섭 안산시장에도 서운함을 토로했다. 그는 "(청와대 청원은)시민들이 할 일이지 시장이 할 일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안산시장은 조두순이든 가족이든 만나서 피해자도 가까이 살고 하니까 어디 좀 조용한 데로 가라고 한 번 직접 나서서 설득해서 방법을 찾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정치권에서도 뒤늦게 관련 법을 내놓았지만 "법으로 된다, 안 된다고 할 일이 아니다"라는 것이 그의 호소다. 그는 "법으로 안 된다면 다른 방법을 찾는 것이 안산시나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걸 왜 설득을 못 해주나"라며 "어디 국유지라도 임대를 해서 그 사람을 (피해자와) 떨어뜨리는 방법이 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A씨는 출소 후 자신의 아내가 살고 있다는 이유로 안산으로 돌아오겠다는 조두순의 의도가 사실상 '보복'에 있다는 지적도 내놨다. A씨는 "반성하고 뉘우치고 있다면 안산으로 온다는 소리를 어떻게 하나"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게끔 하겠다면 자기가 떠나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것도 저것도 안 된다면 이사를 가려고 마음을 먹고 있다"고 했다. 다만 언제 어디로 이사할지 결정하지 않았으며, 경제적인 문제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A씨는 "비용도 비용이겠지만 우리는 아이들이나 친구들 모두를 전부 밀어내고 떠나야 하지 않나"라고 했다. 범죄 피해자가 가해자를 피해 삶의 터전을 떠나야 하는 상황이 된 셈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