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전후 소비 문화 변화
'카카오내비' 이동데이터로 분석해보니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실내, 대형시설에서 이뤄지는 소비는 줄고 실외와 소규모시설의 소비는 상대적으로 증가했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25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대한상의 넥스트 트렌드(Next Trend)' 온라인 초청 강연자로 나선 이재호 카카오모빌리티 디지털경제연구소 소장의 진단이다. 그는 이날 '코로나19 시대, 모빌리티 빅데이터로 보는 우리 생활의 변화'를 주제로 지난 해와 올해 소비문화를 비교했다. 일상생활의 변화를 엿볼 수 있는 신용카드 결제정보, 이동통신 데이터, 모빌리티 빅데이터 중 유동인구의 변화를 가장 잘 담는 모빌리티 빅데이터(2∼6월 '카카오내비' 전국 이동 데이터) 자료를 바탕으로 했다고 이 소장은 설명했다.
먼저 코로나19 유행 이후 해외여행이 막히며 혼잡도 높은 면세점과 백화점, 대형마트를 찾는 빈도는 큰 폭으로 줄었지만 주거지에서 가까운 소규모 편의점, 생활용품점, 동네슈퍼로의 이동은 대폭 늘었다.
또 지역 축제를 찾는 수요가 감소해 국내 호텔, 콘도, 리조트 이용인구는 줄어든 반면 국립공원이나 산, 계곡으로 이동이 늘면서 야외시설인 야영장이나 캠핑장을 찾는 수요가 77% 이상 증가했다. 이 소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전반적으로 경기가 나빠졌지만 새로운 수요를 만들며 수익을 창출하는 분야도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생활체육 분야에서는 수영장, 볼링장, 요가 등 실내 스포츠보다 골프장, 실외 낚시터, 등산 등 실외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이 많아졌다. 이 소장은 "특히 골프의 경우 해외 이동이 막히면서 국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새로운 전성시대를 맞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 이후 산후조리원, 노인요양병원, 종합병원에 대한 발길은 줄고 정신의학과, 성형외과, 약국 방문은 상대적으로 증가한 것도 눈에 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생긴 우울감이나 무기력증 같은 '코로나 블루' 현상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 소장은 "코로나19 위기가 새로운 경험과 트렌드 변화를 가져왔고, 기업들은 이를 또 다른 성장의 기회로 살릴 필요가 있다"며 "기업 경영과 정부 정책 수립에서도 빅데이터를 통해 코로나19가 바꾼 새로운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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