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ㆍ파랑ㆍ하양 새 당색, 다양성 담은 것”
“처음에 ‘정치를 하고 싶으면 국회부터 들어가서 정치를 제대로 배우고 해야 한다’고 했더니 ‘국회의원은 아무것도 하는 일이 없는 사람들인데 왜 하라고 하느냐’고 하더라. 이 양반이 정치를 제대로 아느냐는 생각을 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대해 이렇게 회고했다. 연일 이어진 안 대표와의 설전을 두고 ‘연대를 상정한 힘겨루기인가, 작심한 감정 싸움인가’ 해석이 분분했는데, 후자 쪽에 쐐기를 박은 것이다.
김 위원장은 한국방송기자클럽 주최 토론회에서 지난 10년 간 갈등과 봉합을 반복해 온 안 대표와의 재결합 가능성에 대해 “안 대표가 국민의힘이 아직까지 변화하지 못해서 관심 없다고 얘기하는데, 그 사람 관심을 가지고 합당할 생각을 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안 대표가 어떤 사람인지는 내가 잘 안다”며 “그의 정치적 역량은 내가 평가 안 해도 다른 사람들이 다 알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사실상 혹평이었다.
김 위원장은 자신이 국민의힘 공천권을 쥔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관련해서도 ‘당 밖의 인사’와 손 잡을 생각이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김 위원장은 “지금 국민의힘이 제1야당인 것은 모두가 다 인정할 것이고, 그러면 국민의힘에서 다음 보궐선거에 후보를 낸다는 것은 상식”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 후보가 되기 위해 국민의힘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국민의힘에 들어와서 경쟁을 하시면 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ㆍ여당이 추진하고 자신도 찬성하는 ‘공정경제 3법’(공정거래법ㆍ상법ㆍ금융그룹감독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현행대로 통과된다 하더라도 기업이 운영하는 데 크게 문제가 될 거라고 단정하기 굉장히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기업 옥죄기’라는 재계의 반발을 일축한 것이다. 그는 “정말 문제 될 만한 것이 있다면 입법 과정에서 수정될 것”이라고 했고, 당내 반대 세력을 향해서도 “입법 과정에서 자기 나름대로 견해를 피력하면 당연히 반영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정면돌파’ 의지를 내비쳤다.
국민의힘은 우여곡절 끝에 이날 빨강ㆍ파랑ㆍ하양을 혼용하는 새 당 상장색을 확정했다. 기존 비대위가 마련한 빨강ㆍ노랑ㆍ파랑 3원색에서 노랑을 빼고 흰색을 넣은 것이다. 노랑은 정의당 쓰고 있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세월호 등을 상징하는 색이라 국민의힘에서 반대가 거셌다.
김 위원장은 이에 대해 “다양성을 보여주기 위해 세 가지로 쓴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비대위원장 취임 이후 4달간 정강ㆍ정책 개정, 당명과 당색 변화에 주력해 왔지만, 겉만 바꾸는 것으로는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하며 “국민의힘이 다시 국민의 신뢰를 얻고 재집권할 토대를 만드는 것이 저의 마지막 역사적 소임”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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