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국가고시(국시) 거부를 중단했으나 국시 응시 의사를 밝히지 않아왔던 전국 의과대학 4학년 학생들이 국시를 보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전국 40개 의과대학ㆍ의학전문대학원 본과 4학년 대표들은 24일 공동성명서를 내고 "전국 40개 의대ㆍ의전원 본과 4학년은 국시에 대한 응시 의사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성명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의 확산으로 인해 국민 건강권이 위협받고 의료 인력 수급 문제가 대두되는 현 시점에서 우리는 학생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 '옳은 가치와 바른 의료'를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며 "앞으로 대한민국의 건강한 의료 환경 정립에 있어 국민 여러분의 소중한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끝으로 우리나라의 올바른 의료를 위해 노력하는 정부의 모습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국시 실기시험을 거부한 전국 의대 4학년생은 총 2,726명이다. 이들은 전날 '사과 없이 국시 응시 의사를 표명한다'는 안건을 두고 4학년 전체 학생 투표를 벌였다. 투표 결과, 응시 의사 표명에 찬성한 의견이 많아 이날 응시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대생들은 지난달 정부의 △공공의대 설립 △의대 정원 확대 등의 정책에 반대해 전공의(인턴ㆍ레지던트)들과 함께 집단행동을 했다. 결국 이달 8일 시작된 국시 실기시험에도 응시 신청을 하지 않았다. 이들이 국시를 보지 않을 경우 매년 3,000여명씩 배출되던 신규 의사(일반의)가 내년에는 400명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의대 교수 등은 "정부가 추가 시험을 실시해야 한다"고 요청해왔다.
하지만 정부는 "학생들이 국시 응시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으므로 추가 시험을 검토할 필요성이 낮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또 이미 시험 응시 기간이 지났는데 이들에게만 추가 시험 기회를 주는 것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비판 여론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날 이들이 국시 응시 의사를 표명하면서 공은 정부로 넘어갔다. 정부가 추가 시험 실시를 결정한다면 추석 이후부터 2,700여명의 의대 4학년생이 순차적으로 실기시험을 치를 수 있을 전망이다. 권성택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회장은 "학생들이 응시 의사를 분명히 밝힌 만큼 정부가 추가 시험 실시를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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