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A.G 설즈버거 이사회 의장으로
온라인 유료화 등 디지털 혁신 공로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를 30년 가까이 이끌며 세계적인 정론 반열에 올려 놓은 아서 설즈버거 주니어 회장이 은퇴한다. 후임은 120년 가문 전통에 따라 아들이 맡을 예정이다.
NYT는 23일(현지시간) 설즈버거 회장이 12월 31일 이사회 의장과 이사직을 내려놓고 명예회장으로 물러난다고 밝혔다. 의장직은 2018년부터 발행인을 맡아온 아들 A.G 설즈버거가 이어받게 된다.
1978년 NYT에 입사한 설즈버거는 1992년 발행인에 취임해 25년간 일했다. 당시는 인터넷 대중화로 인한 종이신문 침체와 글로벌 금융위기 등이 겹치며, 딱딱한 편집 방식을 고수하던 ‘회색 노부인(Grey Old Lady)' NYT가 존폐 기로에 내몰렸던 시기다. 하지만 그는 위기를 기회 삼아 디지털 혁신을 이끌었다. 2005년 신문과 디지털뉴스팀을 합친 온ㆍ오프라인 통합 뉴스룸을 만들어 조직 개편을 단행했고, 2011년엔 온라인 서비스를 유료로 전환했다. 그 결과, 2015년 7월 인터넷 유료구독자 100만명을 넘기며 디지털 신문의 이정표를 세우기도 했다. 현재 NYT는 2025년까지 디지털 유료 구독자 1,000만명 달성을 목표로 순항 중이다.
그는 디지털 기업으로 신문의 체질을 바꾸면서도 저널리즘의 본질을 잃지 않았다. 설즈버거가 발행인으로 있던 기간 NYT는 미 최고의 보도상인 퓰리처상을 61개나 수상했다. 2002년에는 9ㆍ11테러 보도로 7개 부문을 휩쓸기도 했다. 또 10명이 넘는 탐사보도팀을 중심으로 한 심층뉴스를 '고급 상품'으로 정착시키는 데 성공했다는 평이다.
설즈버거는 고별사를 통해 “오랫동안 재능있는 언론인들과 함께 일한 것은 인생의 특권이었다”며 "(후임인) 새 회장을 보며 NYT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떠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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