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골키퍼 조현우(29)를 앞세운 울산현대가 대한축구협회(FA)컵 4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포항 스틸러스를 꺾고 결승 진출을 확정지었다. 울산은 먼저 결승행을 티켓을 끊은 라이벌 전북현대와 우승컵을 놓고 오는 11월 맞대결을 펼친다.
울산은 23일 울산 남구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2020 하나은행 대한축구협회(FA)컵 4강전 포항과의 경기에서 1-1로 비긴 후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이겼다. 이로써 울산은 먼저 열린 성남FC와의 4강전에서 1-0으로 승리하며 15년 만에 결승전에 진출한 전북과 오는 11월 4일과 7일에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우승컵을 놓고 맞대결을 펼친다.
K리그에서 가장 오래된 라이벌전인 '동해안 더비'를 맞아 포항과 울산은 경기 시작 전부터 열의를 불태웠다. 특히 포항은 지난해 울산과의 리그 마지막 라운드 맞대결에서 다득점을 터트리며 우승 직전의 울산을 극적으로 저지하며 '울산 저승사자'의 진면목을 보여준 바 있다. 그러나 올 시즌 동안 포항은 두 차례의 동해안 더비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해, FA컵 준결승에선 반드시 승리하겠단 각오를 드러냈다.
설욕전에 나선 포항은 송민규(21)를 앞세워 강하게 울산을 압박했다. 송민규는 전반 9분 울산 골문을 향해 강하게 슈팅해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한 차례 위기 이후 포항의 압박을 벗어나려던 울산은 치명적 실수까지 저질렀다. 전반 12분 울산 김태환(31)이 공격을 차단하는 과정에서 조현우에게 공을 전달했고, 조현우가 이 공을 잡지 못하며 그대로 골문이 열린 것. 자책골을 내준 울산은 승부의 균형을 맞추려 했지만, 끈질기게 따라붙으며 공격 시도를 차단하는 포항의 기세에 전반 내내 포항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위기에 처한 울산을 김인성(31)이 구했다. 전반에도 강력한 슈팅으로 포항 골문을 노렸던 김인성은 강한 스피드로 역습을 시도했고, 상대의 파울을 유도해 프리킥을 얻어냈다. 키커로 나선 홍철(30)의 볼이 골대를 맞고 튕겨 나오자 골문 앞을 지키고 있던 김인성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오른발로 득점을 완성시켰다. 동점골을 허락한 포항은 다시 승기를 잡기위해 맹렬하게 공격을 퍼부었지만, 조현우가 연달아 선방쇼를 펼치며 추가 실점 위기를 넘겼다. 승부가 연장으로 이어지면서 양팀 선수들은 지친 기색이 역력해졌고, 연장 후반 중반까지도 승부를 가를 결정적 슈팅이 나오지 않았다.
결국 승부차기까지 경기가 이어졌고, 국가대표 골키퍼인 조현우와 포항 강현무(25)의 대결로 좁혀졌다. 3-3 상황이 길어지던 중, 8번째 키커로 나선 홍철이 슈팅에 성공했고, 이어 조현우가 포항의 공격을 막아내면서 울산은 올 시즌 세 번째 동해안더비에서도 승리했다. 결승 진출에 성공한 울산은 성남을 꺾고 15년 만에 FA컵 우승에 도전하는 K리그 2위 전북과 오는 11월 4일 우승을 놓고 진검승부를 벌인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