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 "522년 역사상 가장 힘든 시기"
오스트리아 '빈 소년합창단'이 구성된 지 522년 만에 첫 무대에 도전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탓이다.
522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빈 소년합창단은 26일 오전 2시(한국시간) 사상 첫 온라인 월드 투어를 개최한다. 독일 클래식 스트리밍 플랫폼 '아이다지오'(Idagio)를 통해 열리는 이번 공연의 제목은 '프롬 오스트리아 위드 러브'(From Austria with Love)다.
아이다지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이나 웹 사이트에서 결제하면 볼 수 있다. 가격은 5.9유로(약 8,000원)이며, 결제하면 다음달 3일 오전 3시까지 사흘간 시청할 수 있다.
게랄드 비어트 음악감독은 온라인 월드투어 개최 배경에 대해 "정부의 원조와 여러 민간 기부를 통해 최악의 상황은 넘겼다"며 "내년 2ㆍ3월에 예정됐던 미국 투어가 취소되면서 적자를 벗어나긴 힘들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522년 역사상 가장 힘든 위기를 맞고 있다"며 "현재 투어, 콘서트를 비롯해 리허설조차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빈 소년합창단은 1498년 오스트리아 황제 막시밀리안 1세의 궁정 교회 성가대로 시작했다. 하이든과 슈베르트가 단원으로 활동했고, 모차르트는 지휘자로 활동했다. 베토벤은 17세 때 합창단 반주를 했다. 바그너와 리스트, 요한 슈트라우스는 자신의 곡을 합창단에 헌정했다.
빈 소년합창단은 거장들과의 각별한 인연을 기려 모차르트, 슈베르트, 브루크너, 하이든 등 각 팀에 20여명씩 네 팀으로 나눠 활동한다. 한 팀은 오스트리아에 남아 빈 궁정 예배당 주일 미사를 맡고, 나머지 세 팀은 세계를 돌며 공연한다.
그러나 이번 공연에는 4개 팀이 모두 참여한다. 빈 소년합창단 전원이 한 무대에 서는 경우는 흔치 않다. 각 팀을 지휘하는 4명의 지휘자에 합창단을 이끄는 비어트 음악감독도 지휘에 나선다.
빈 소년합창단은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중 '환희의 송가'를 시작으로 베토벤, 슈베르트, 모차르트, 요한 슈트라우스 등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음악가들의 곡을 선보인다.
빈 소년합창단에는 현재 3명의 한국인이 단원으로 활동 중이다. 박신 군은 2019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무대에 서며 최연소 오페라 가수로 주목을 받았다. 2012년 첫 한국인이자 여성 지휘자인 김보미 연세대 음대 교수가 지휘자로 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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