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불편하시죠."
지난 21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서욱 국방부 장관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건넨 '한 마디'가 무성한 뒷말을 낳고 있다. 일상적인 경우라면 국무위원간 덕담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추 장관은 아들 서모(27)씨 군 복무 특혜 의혹에 휩싸여 있는 당사자다. 서 장관은 검찰의 압수수색까지 받을 정도로 사안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국방부의 수장이다.
문제는 그간 국방부가 보였던 행보가 서 장관의 발언과 연결돼 오해를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국방부는 추 장관 아들 서씨 의혹이 본격적으로 불거진 직후부터 원칙 없는 대응으로 '추(秋)방부'라는 비판까지 받고 있다.
"검찰 수사 중인 사항이라 답변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지켜 온 국방부가 지난 10일 갑자기 "(서씨 휴가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부터 논란이다. 더구나 입장 발표 하루 전인 9일 더불어민주당 국방위원들이 "검찰 수사에 영향을 주지 않는 선에서 군이 입장을 얘기해줘야 하는 게 아니냐"고 국방부에 의견을 전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발표 배경을 놓고 의구심을 키웠다.
입장 발표 내용도 문제였다. 서씨의 1, 2차 병가를 증빙할 휴가명령서가 존재하지 않은 상황에 대해 뚜렷한 대답을 내놓지 못한 국방부였다. 하지만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제기된 서씨의 육군 규정 위반 의혹에 대해 "국방부 훈령을 적용하면 위반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야당을 중심으로 국방부가 서씨 의혹 해명을 위해 '꼼꼼한 첨삭'까지 해줬다는 얘기까지 나온 이유다.
서 장관은 지난 1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서씨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검찰 수사' 중이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굳이 국방부가 검찰에서 수사 중인 사안에 오해를 살 필요가 없다는 얘기로 들렸다. 실제 서 장관이 법사위에서 추 장관에 건넨 말도 정황상 덕담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추 장관 아들 의혹에 의구심을 갖고 있는 국민들은 국방부의 대응 하나하나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서 장관은 취임 일성으로"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군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국민 전체의 여론까지 두루 살피는 정무감각을 갖춘 국방부 장관의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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