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은 자유시장경제가 무엇이라는 것을 정확히 인식을 못하는 것 같다.” (22일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지금 야권은 신뢰할 수 없다는 비호감이 많아 대안으로 여겨지지 않는다는 문제점이 있다.” (23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두 야당 대표가 하루 사이 이 같은 공격적 비평을 주고 받았다. 김 위원장은 한때 자신이 돕다 결별한 안 대표를 겨냥해 ‘개념도 잘 모르는 사람’이라 잘라 말했고, 안 대표는 김 위원장이 이끄는 국민의힘이 여전히 비호감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내년 서울ㆍ부산시장 보궐선거,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야권 연대에 대비해 주도권 싸움을 벌이는 것으로 보이지만, 바탕에는 두 사람의 ‘묵은 감정’이 깔려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이 안 대표를 직격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그는 이달 초 비대위원장 취임 100일 간담회에서 안 대표가 야권 대표 주자로 내년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에 대해 “솔직히 관심이 없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이 안 대표를 ‘모셔 갈’ 생각은 없다는 의지로 읽혔다.
김 위원장과 안 대표는 10년 간 갈등과 봉합을 반복해 왔다. 안 대표가 정치권 밖에서 청년 멘토로 인기를 끈 2011년 김 위원장은 안 대표의 핵심 멘토였으나, 안 대표의 2012년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두고 이견을 보이다 멀어졌다. 2016년 20대 총선에선 김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을, 안 대표는 국민의당을 이끌며 경쟁했다. 반전도 있었다. 2017년 대선을 열흘 앞두고 김 위원장은 개혁 공동정부 준비위원장을 맡아달라는 안 대표의 제안을 전격 수락해 그의 선거를 도왔다. 안 대표가 패하면서 자연스레 결별했다.
김 위원장은 안 대표의 정치적 역량은 이미 검증이 끝났다고 여기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안 대표가 갖는 '중도 상징성'을 끌어다 써야 한다고 보는 인사가 국민의힘에는 여전히 많다.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드물게 순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야권 인사이기도 하다. 주호영 원내대표 등이 계속해서 안 대표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이유다.
그러나 안 대표는 당분간은 국민의힘과 연대하기보다 혁신 경쟁을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23일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주최한 미래혁신포럼에서 ‘대한민국의 미래와 야권의 혁신과제’를 주제로 강연했다. 안 대표는 “지금 야권의 상태라면 정권 교체는 물론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승리도 힘들 것”이라며 “지금은 2개 당이 경쟁하는 게 긴 흐름에서 야권으로 다시 지지층을 결집하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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