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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 불면 배당주'도 옛말… 코로나 속 더 외면받는 배당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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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 불면 배당주'도 옛말… 코로나 속 더 외면받는 배당주

입력
2020.09.24 01:0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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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저금리 시대 똘똘한 투자대상으로 주목받던 배당주가 올 들어 투자자들에게 외면받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 기업들이 다투어 배당을 줄이는데다, 관련 기업의 주가도 성장주보다 저조하기 때문이다. 실제 배당주펀드에서도 올해 2조원 넘는 돈이 빠져나갔다. ‘찬바람이 불면 배당주에 투자하라’는 얘기도 무색해지는 실정이다.

배당철 앞두고도 투자금 썰물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통상 연말 배당 기대감이 커지는 9~10월쯤이면 배당주의 인기가 높아지만 올해는 다르다. 배당을 많이 주는 종목에 분산 투자하는 배당주 펀드에서조차 최근 자금이 대거 빠져나가고 있다.

금융 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분석 결과, 배당주 펀드 267개(10억원 이상)의 설정액은 22일 기준 10조2,481억원으로 연초 이후 2조5,389억원이나 줄었다. 특히 최근 3개월 사이 절반이 넘는 1조5,593억원이나 빠져나갔다.

투자금이 빠져나간 이유는 낮은 수익률 때문이다. 배당주 펀드의 연초 이후 펀드 수익률은 0.10%로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10.74%)의 100분의 1에도 못 미친다. 배당주의 계절이 코 앞에 다가온 최근 한 달간 수익률도 2.67%에 머물면서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4.25%)의 절반에 그쳤다.

배당주 펀드 자금 유출·수익률

배당주 펀드 자금 유출·수익률


코로나 실적악화에 성장주 강세까지

이처럼 배당주 매력이 반감된 것은 올해 코로나19로 기업 이익이 급감할 것으로 보이는데다, 통상 에너지ㆍ금융 등 안정적인 업종에 속하는 배당주보다 비대면(언택트), 정보기술(IT), 바이오 같은 성장주가 두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금융투자 분석에 따르면, 코스피 주요 종목의 올해 현금배당액 시장전망치(컨센서스)는 연초까지만 해도 31조5,800억원이었지만 최근에는 28조2,400억원까지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현금배당액(29조5,000억원)보다 4% 가량 줄어든 것으로, 배당의 원천인 기업 이익이 줄면서 그만큼 배당액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높아진 탓이다.

올해는 상반기에도 실적 악화를 이유로 ‘여름 보너스’인 중간배당을 포기하는 기업도 속출했다. 2000년부터 매년 중간배당과 기말배당을 하며 대표적인 고배당 기업으로 통하던 에쓰오일은 올해 1분기 1조원 넘는 사상 최대 규모 적자를 내면서 중간배당을 하지 않았다. 고배당으로 유명하던 두산 역시 1분기 배당을 포기했고,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역시 중간배당을 하지 않았다.

또 다른 고배당 종목인 은행주도 올해 준수한 실적에도 불구, "건전성 유지를 위해 배당을 자제하라"는 금융당국의 견제에 배당금이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높다.

다만 꾸준한 배당주의 매력을 평가절하하긴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에 대한 주식시장 내성이 강해지고, 미국 대선, 미중 무역분쟁 등 관련 불확실성이 커진다면 연말 배당수익을 겨냥한 고배당주가 양호한 주가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허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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