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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규칙한 심장박동, 뇌졸중 위험 높인다

입력
2020.09.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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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이지현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이지현 교수

부정맥은 비정상적인 심장의 전기적 흐름으로 인해 심박동이 빨라지거나 느려지며 불규칙하게 되는 상태를 말합니다. 부정맥은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며, 무증상에서부터 실신에 이르기까지 증상 또한 매우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어떤 형태의 부정맥은 증상이 조금 있더라도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반면 다른 형태의 부정맥은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않더라도 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심방세동은 부정맥의 한 종류입니다. 심장의 구조 중 심방(심장으로 들어간 혈액이 심실로 보내지기 전에 모이는 공간)이 비정상적인 전기적 신호로 인해 효과적으로 수축하지 않고 부들부들 떨게 되는 상태를 말하는데, 불규칙하고 빠른 박동을 보이는 것이 특징입니다. 심방세동으로 인해 심박수가 빨라지면 숨찬 증상을 동반한 심부전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꾸준한 치료가 필요합니다.

심방세동은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무증상 환자부터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응급실을 찾는 환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합니다. 처음에는 짧게 일시적으로 관찰되는 발작성 심방세동이 차차 빈도수가 많아지고 길어지면서 지속성 심방세동으로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함에 따라 심방세동의 유병률도 증가하고 있으며, 2020년에는 국내 유병률이 약 2%에 근접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심방세동은 임상적으로 또 하나의 중요한 의미를 갖는데, 바로 허혈성 뇌졸중의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것입니다. 심장 내 심방이 효과적으로 수축하지 못하면서 심장 내 혈전이 잘 생기게 되고, 그 혈전이 이동해 뇌혈관을 막게 되면 허혈성 뇌졸중이 발생하게 됩니다. 전체 허혈성 뇌졸중의 약 30%가 심방세동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피를 묽게 하는 항응고치료가 필요한데, 뇌졸중의 발생 위험이 높은 경우에만 시행하며 전체 심방세동 환자의 약 80%가 해당됩니다.

과거에는 ‘와피린’이라는 약제를 주로 사용했는데, 약물상호작용이 많고 항응고 효과를 예측하기가 어려워 정기적으로 피검사를 해야 하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피검사 없이도 효과를 예측할 수 있고, 와피린보다 출혈의 위험이 적고 안전한 새로운 항응고제(비(非) 비타민K 길항성 경구용 항응고제)가 개발돼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다만 일부 인공판막이나 중등도의 승목판막질환을 가지고 있는 심방세동 환자는 여전히 와피린을 사용해야 합니다.

항응고치료는 심방세동이 정상 리듬으로 전환됐다고 하더라도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재발과 호전을 반복하므로 꾸준히 지속해야 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뇌졸중의 발생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에 평생에 걸친 항응고치료가 권고되며, 적절한 항응고치료를 받으면 뇌졸중의 위험은 심방세동이 없는 비슷한 연령대의 사람들 수준으로 낮출 수 있습니다.

다음은 많은 궁금증을 질의응답형식으로 풀어봤습니다.

심방세동 원인

심방세동 원인


-무증상의 심방세동을 어떻게 선별할 수 있을까요?

“국내 심방세동 가이드라인에서는 65세 이상 성인은 건강검진 시 심전도를 받아볼 것을 권유하고 있습니다. 이는 일반적으로 젊은 연령에서 심방세동의 유병률이 낮고, 65세 이상부터 심방세동으로 인한 뇌졸중의 위험이 의미 있게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심방세동을 처음 진단받았습니다. 기존에 아스피린을 복용하고 있는데 항응고치료를 꼭 받아야 하나요?

“아스피린은 항혈전제로 혈소판의 응집을 막는 약제입니다. 하지만 심방세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뇌졸중을 예방하는 효과는 미비하기 때문에, 뇌졸중의 위험을 효과적으로 낮추기 위해서는 적절한 항응고제로 변경을 해야 합니다. 다만 기저질환에 따라 항혈전제와 항응고제를 병용해야 할 수도 있으므로 전문가의 진단이 필요합니다.”

-심방세동으로 약물치료를 받고 있는데 간헐적으로 자주 재발합니다.

“적절한 약물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상을 동반한 심방세동이 재발하는 경우에는 시술적 치료를 시도해볼 수 있습니다. 심방세동을 유발하는 구조인 폐정맥을 전기적으로 좌심방과 차단시키기 위한 시술인데, 조직을 열로 치료하는 고주파전극도자절제술과 냉각해 치료하는 냉각풍선절제술이 있습니다. 두 가지 치료의 효과는 비슷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각각의 장단점이 있으므로 시술 전 전문가의 상담이 필요합니다. 심방세동 환자에서 약물치료보다 시술적 치료가 정상 심박동 유지에 우월한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두근거림이 자주 발생하는데 지속시간이 짧아서 응급실이라도 가려고 하면 증상이 사라집니다.

“증상이 있었을 때 심전도를 찍는 것은 부정맥 진단에 있어 필수적입니다. 24시간 심전도 모니터링 검사를 받을 수도 있지만 때마침 검사 당일 증상이 발생하지 않을 경우에는 부정맥을 적절히 진단하는데 제한이 있을 수 있습니다. 상용화돼 있는 다양한 휴대형 심전도나 스마트 워치 등을 이용해 증상이 발생했을 때 심전도를 기록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증상이 있을 때 이를 이용해 심전도를 기록하고 진료실로 가져가면 진단에 좋은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또 최근 가슴에 부착하고 1,2주 동안 심전도를 기록할 수 있는 패치형 심전도가 개발됐는데, 식약처 승인을 완료하고 올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범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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