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마크. 경찰청 제공
40대 남성을 흉기로 찔러 경찰에 체포된 남성이 조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던 중 약물을 먹고 사망한 사건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7월 21일 오후 10시30분쯤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술집에서 A(46)씨가 술집 주인을 찔러 경찰에 체포됐다. 피의자 조사를 받기 위해 경찰서에 대기하던 A씨는 담당 경찰관에게 평소 먹는 약이 있으니 먹겠다고 했고, 경찰관은 이를 허락했다. 약물은 먹은 A씨는 이내 쓰러져 대학병원으로 옮겨졌지만 2시간 뒤 결국 숨졌다.
경찰은 A씨를 부검한 결과 '약물에 의해 사망'으로 결론내렸다. 경찰은 구체적으로 A씨가 복용한 약물이 어떤 종류인지 알려줄 순 없지만 마약류는 아니라고 했다. 평소 지병을 앓던 A씨는 여러 종류의 약물을 복용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을 두고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다. 경찰은 A씨 사인을 밝힌 뒤 살인미수 사건을 공소권 없음 처리할 예정이다.
경찰이 신병을 확보한 피의자가 경찰서 내에서 약물을 먹고 사망하면서 경찰의 관리 부실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경찰청 훈령 '피의자 유치 및 호송규칙'을 보면, 경찰관은 유치장을 관리하면서 유치인의 도주·자살 등을 방지하고 유치인의 건강과 유치장 질서 유지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정황상 경찰에 과실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내사를 진행 중"이라며 "규칙 위반이 발견될 경우 담당 수사관에 대해 적법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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