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 상태에서 운반돼야 하는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이 냉장차에서 다른 차로 배분되는 과정에서 상온에서 노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오늘부터 예정됐던 18세 미만 어린이ㆍ청소년과 임신부에 대한 국가 무료 예방접종이 전면 중단됐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2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사에서 국가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관련 브리핑을 열고 "(인플루엔자 백신을 싣고 있던) 냉장차에서 (백신을) 지역별로 재배분하는 과정에서 상온에서 일부 노출됐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온에 노출된 시간 등 정확한 조사는 아직 진행되지 않았다. 백신은 특정 질병에 대한 항원으로 구성돼 이를 몸에 주입해 신체에서 항체를 만드는 역할을 한다. 이때 항원은 단백질로 만들어지는데 온도가 높아지면 단백질에 변성이 와서 항원 구조가 뒤틀리고 이 경우 몸 안에서 그에 맞는 항체를 만들 수가 없게 된다. 정 청장은 "제조상의 문제, 백신상의 문제는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설명했다. 질본청은 백신 유통 과정 중 상온노출 문제를 일으킨 공급 업체는 신성약품이라고 확인했다. 정 청장은 "이번 절기에 인플루엔자 국가조달 물량에 대한 계약업체는 신성약품이 체결해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무료 예방접종을 하루 전 전격 중단한 것은 21일 오후 "백신이 의료기관에 공급되는 과정 중에 일부 냉장 온도가 유지 되지 않았다"는 신고가 들어왔기 때문이다. 정 청장은 "신고가 접수돼 조사를 진행하게 됐고, 충분한 조사가 진행될 때까지는 예방접종을 일시 중단하는 게 안전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재 총 500만 도즈(1도즈는 1회 접종량)의 백신이 사용중지된 상태다. 이미 공급된 물량의 안전성을 검사해야 하는 만큼, 아직 유통되지 않고 제조사가 확보하고 있는 물량부터 접종이 이뤄질 예정이다. 정 청장은 "제조사가 가지고 있는 물량으로 접종을 시작한 후 이미 공급된 물량은 유통조사와 품질검사에서 (안전성이) 확인된 후 접종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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