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FA)컵 4강전에 K리그 1~3위가 전부 이름을 올린 가운데, 결승 진출을 놓고 네 팀이 각축전을 벌인다. 맞대결을 앞둔 전북현대-성남FC와 울산현대-포항 스틸러스는 서로 중요한 순간에 발목을 잡고 잡혀온 사이라 더욱 흥미를 더한다.
울산과 포항의 '동해안 더비'는 K리그의 전통적인 라이벌전이다. 지난해 포항은 울산과의 리그 마지막 라운드에서 다득점을 터트리며 우승 직전의 울산을 극적으로 저지한 바 있다. 올 시즌 두 차례의 동해안 더비에선 울산이 포항에 4-0, 2-0으로 이기며 완벽히 설욕해냈다. 김도훈 울산 감독은 그럼에도 '올해 두 차례 승리로 지난해 쌓인 걸 풀었나'라는 질문에 "아직 앙금이 풀리지 않았다"며 "이번에도 꼭 이기겠다"고 승리를 다짐했다.
울산은 지난 20일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리그 22라운드 경기에서 최근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이청용(32)과 원두재(23)를 선발 명단에서 제하며 완급 조절에 나섰다. 특히 22라운드 출전명단 자체에 이름을 올리지 않은 이청용은 "지난 두 경기를 잊고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포항을 상대할 것"이라며 "방심하지 않으면 좋은 결과를 낼 것"이라고 했다.
반면 스플릿라운드에서 팔로세비치(27)의 해트트릭을 앞세워 상무상주를 누르고 3위에 오른 포항은 이 기세를 살려 울산 저승사자 타이틀을 되찾을 요량이다. 울산과의 맞대결에서 선봉에 설 송민규(21)는 "울산전에서 유독 골을 넣지 못했는데, 이번엔 반드시 골을 넣고 세리머니까지 하고 싶다"고 당차게 말했다.
전북은 올 시즌 성남을 상대로 기억이 썩 좋지 않다. K리그 2위의 전북에게 4강 진출팀 중 유일한 파이널B(7~12위) 소속인 성남은 무서운 상대로 여겨지지 않을 수 있지만, 성남은 올 시즌 전북을 상대로 1무 1패를 기록하며 한 번도 승리를 내어주지 않았다. 게다가 전북은 2014년 FA컵 준결승전에서 성남과 만나 승부차기 끝에 패배해 결승 진출 좌절을 맛보기도 했다.
전북은 최근 울산과의 맞대결에서 승리한 기세를 살려 성남까지 누른다는 각오다. 조세 모라이스 전북 감독은 4강전 대결을 앞두고 열린 찾아가는 미디어데이 '퐈생방'에서 "성남 선수들이 우리보다 정신력에서 한 발 앞서 있던 것 같다"며 "이번 대결에서는 상대를 신경쓰기보다 우리의 플레이를 제대로 하는 데에 신경쓸 것"이라고 열의를 불태웠다. 반면 성남 골키퍼 김영광(37)은 "전북이 강팀인 건 모두가 인정하지만, 우리가 열심히 준비하는 만큼 좋은 결과가 따라올 거라 믿는다"면서 해왔던대로 전북의 기세와 상관없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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