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올림픽 개최지 결정 과정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측근이 ‘검은 돈’을 받았다는 의혹이 미국과 프랑스 당국의 문서로 확인됐다.
21일 일본 아사히(朝日)신문 등 보도에 따르면 도쿄 올림픽ㆍ패럴림픽 유치위원회의 컨설팅 업무를 맡았던 싱가포르 업체 블랙타이딩스(BT)는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의 컨설턴트였던 파파맛사타 디악(55ㆍ세네갈)과 그의 회사에 36만7,000달러(약 4억2,000만원)를 송금했다. 파파맛사타 디악은 라민 디악 전 국제육상경기연맹 회장(87)의 아들이다.
디악 전 회장은 도쿄올림픽 유치가 결정되던 2013년 9월 IOC 위원을 맡고 있었다. 그는 아프리카의 다른 IOC 위원들에게도 많은 영향력을 지닌 인물로 평가 받았다. 올림픽 유치는 이들 위원들의 투표로 결정되기 때문에 표를 확보하기 위한 물밑작업이 치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사실은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아사히신문, 미국 버즈피드 등이 확보한 미 재무부 산하 금융범죄단속반(FinCEN)과 프랑스 당국 자료에 담겨 있었다.
자료를 보면 BT는 도쿄올림픽 유치가 확정된 2013년 9월 IOC 총회를 전후로 도쿄올림픽 유치위로부터 232만5,000달러(약 27억305만원)를 송금 받았다. BT는 이 계좌를 통해 2013년 8월과 11월, 2014년 1월에 파파맛사타가 보유한 러시아 계좌로 15만달러를 송금했다. 파파맛사타와 관련된 회사인 PMD컨설팅의 세네갈 계좌로도 2013년 11월과 12월 총 21만7,000달러를 보냈고, 파파맛사타가 구입한 고급 시계 대금으로 파리의 귀금속ㆍ시계점에 2013년 11월 8만5,000유로(약 1억1,719만원)를 보내기까지 했다.
전체 상황으로 보면 2020년 올림픽 개최지 결정 직전부터 유치위가 BT에 거액을 송금했고, 이후 BT가 유력 IOC 위원의 아들 및 회사에 돈을 보낸 것이다. 그러나 당시 계약 관계자들은 개최지 결정에 관한 부정한 거래가 있었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다케다 쓰네카즈(竹田恒和) 전 도쿄올림픽 유치위원장은 “BT에 수수료를 지불한 이후의 일은 알지 못한다.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파파맛사타도 다른 용도로 돈을 받았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앞서 프랑스 경찰은 2016년 디악 전 회장이 브라질 리우올림픽과 일본 도쿄올림픽 유치를 돕는 대가로 230만달러 상당의 뇌물을 받고 IOC 위원을 매수한 혐의 등으로 수사를 진행했다. 그해 일본 올림픽위원회(JOC)도 자체 조사팀을 꾸려 조사했지만 위법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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