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 경영정상화 작업 순항
"두산타워까지 내놨는데, 야구단이라고 못 팔겠습니까."
지난 5월 프로야구 두산베어스가 두산그룹의 품을 떠나 다른 기업에 팔릴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흘러나왔을 때다. 두산그룹내 자리한 야구단의 상징성을 감안하면 실제 매각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두산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 생각은 달랐다. 그는 당시 두산그룹의 두산타워 매각이 사실상 공식화한 시점이라는 걸 언급하면서 "동대문은 1896년 두산그룹 모태인 '박승직(그룹 창업주) 상점'이 문을 열었던 곳이고 두산그룹이 1998년 본사를 두산타워로 이전하며 동대문 시대를 열었다"며 "상징성으로 따지면 두산타워가 야구단만 못하겠느냐"고 설명했다. 그룹에서 가장 상징성 높은 두산타워를 매물로 내놓았는데 매각 가치가 낮아서라면 모를까 상징성 때문에 야구단을 팔지 않는다는 건 틀린 전망이란 얘기였다.
결과적으로 야구단은 남았고 두산타워는 팔렸다.
두산은 21일 이사회를 열고 서울시 중구 소재 두산타워 빌딩을 8,000억원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매수 주체는 부동산전문 투자업체인 마스턴투자운용이다. 처분예정일은 이달 28일이다. 그룹의 얼굴과도 같던 두산타워 매각은 극심한 자금난에 빠진 두산중공업을 정상화하기 위한 구조 조정 작업의 일환이다.
서울 동대문 패션 시장에 자리한 두산타워는 지하 7층, 지상 34층의 연면적 12만2,630㎡ 규모다. 1998년 준공 후 을지로에 있던 두산그룹이 이곳으로 이동해 20년 이상 본사로 사용했다.
두산그룹의 자산 매각이 잇따라 속도를 내면서 3조원 규모의 자구안 이행도 속도를 내고 있다.
두산그룹은 이달 초 두산중공업에 1조3,000억원을 유상증자하고 ㈜두산의 유압기기 사업부인 모트롤과 동박 생산업체인 두산솔루스를 매각했다. 지난 달 초에는 두산중공업의 골프장 클럽모우CC를 팔아 차입금을 처음 상환했다.
두산은 두산인프라코어 매각도 추진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과 매각 주간사 크레디트스위스(CS)는 이달 22일로 예정됐던 두산인프라코어 예비입찰을 오는 28일로 연기해 실시한다. 매각 대상은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6%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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