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말 첫 감염 땐 SㆍV그룹 유행
재감염 의심된 3말4초엔 G그룹 유입
"백신별 미칠 영향 평가 필요하다"
국내 20대 여성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감염 의심 사례와 관련해 방역당국은 유형이 다른 바이러스로 인한 순차 감염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바이러스의 유전자 변이에 따른 각각의 감염일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정은경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21일 정례브리핑에서 “국내에서 보고된 재감염 의심 사례는 3월말에서 4월초, 서울 거주 20대 여성에게서 발생했다”며 “국내에서는 2~3월에 S나 V그룹(바이러스 유형)이 유행했고 3월부터 G그룹이 유입된 바 있어 이러한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확인되지는 않았으나 당국은 이 여성이 1차로 V그룹에 감염 후 완치됐고, 이어 미주나 유럽 등에서 유행한 G그룹의 GH형에 재감염 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재감염은 신종 코로나 확진 이후 완치 판정을 받은 뒤 다시 확진되는 경우를 의미한다. 단기간에 양성에서 음성, 다시 양성이 나오는 바이러스 재양성 사례와 달리 감염 자체가 2번 연속해서 일어나는 희귀 사례다. 현재 세계에서도 홍콩, 벨기에, 미국 등에서 5건 안팎 정도만 보고되고 있다. 정 본부장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감기를 일으키는 인플루엔자처럼 변이를 하게 되고 그런 경우 면역이 평생 유지되지 않아 반복적으로 감염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다만 방역당국은 국내에서 재감염이 실제 일어났는지는 더 정확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정 본부장은 “재감염 의심 사례가 격리해제(완치)된 지 6, 7일만에 다시 증상이 생겨 짧은 기간에 2차 격리입원했다”며 “(첫번째 완치에서)충분하게 항체가 형성이 안 된 상황일 수 있다는 판단도 있다”고 설명했다. 의심 사례 발견 과정에 대해서도 정 본부장은 “과거 재양성으로 보고된 사례 중 재감염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는 중에 발견됐다”며 “역학ㆍ임상적인 특성에 대해 정보를 더 정리하고 전문가들과 검토를 진행해야 해 아직까지는 재감염 사례라고 확정해 말하긴 어렵다”고 부연했다.
재감염일 경우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미칠 영향도 적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바이러스 유형에 따라 백신ㆍ치료제도 달라져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방영당국은 보다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정 본부장은 “유전자의 변이가 어느 부위에서 생겨 그 변이가 바이러스의 감염력 등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중요한 변이냐 아니냐에 따라 백신이나 치료제의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며 “현재로서는 변이에 대해 지속적으로 살펴보고 치료제ㆍ백신별 영향을 평가하는 게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0시 기준 국내 신종 코로나 신규 확진자는 국내발생 55명, 해외유입 15명 등 총 70명으로 전날(82명)에 이어 이틀 연속 두자릿수를 기록했다. 방역당국은 주말동안 검사수가 적어 확진자가 줄은 것으로 보이는 이른바 '주말효과'를 감안하더라도 의미있는 감소세라고 진단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감소세는 반가운 일이지만, 최근 2주간 감염경로가 파악되지 않는 확진자가 26.9%에 달해 여전히 안심하긴 이른 상황이다. 정 본부장은 “추석 연휴의 유행 관리가 무엇보다 급선무”라며 “대규모 인구 이동은 분명 전국 유행 확산의 원인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가급적 귀향을 자제하고 여행, 사람 간 모임을 최소화해 달라고 방역당국은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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