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경제입법 관련 긴급 기자간담회 개최
"기업 의견 무시되는 일방통행… 내용보다 절차 문제"
"경제가 정치의 도구로 쓰인다는 생각에 답답"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회장이 최근 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 등 정부와 국회가 잇따라 기업을 옥죄는 경제입법을 발의하는 것을 두고 "정치권이 생사절벽에 내몰린 경제에 눈과 귀를 닫고 자기정치에 몰두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며 "경제계의 의견을 고려해 예상되는 부작용과 합리적인 대안에 대해 검토하고 토론하는 자리가 더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대한상의에서 국회에 경제입법 관련 리포트를 제출한 21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갖고 모두발언을 통해 "기업에 대해 제일 잘 아는 기업인들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정치권에서 일사천리로 합의한다면 그것은 옳은 방법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회장은 "이번 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의 법취지가 불공정거래를 바로잡고 대주주의 전횡을 막겠다는 것임은 잘 이해하고 있다"면서도 "동기는 놔둔 채 결과만 가지고 간섭하고 규제하면 우회하는 방법을 양산하는 등 필연적으로 부작용을 낳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 "경제계에서 여러 차례 의견을 냈음에도 여야가 합의해 마이동풍처럼 그냥 지나가면 기업 관련 법안임에도 기업 의견은 무시된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을 정도로 일방통행이 예상된다"고 우려하며 "무조건 된다, 안 된다는 입장이 아니라 개정되는 규정 간 상충되는 건 없는지, 예상되는 부작용에 대한 최소한의 차단장치는 가능하지 않을지 등에 대해 충분히 논의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도 박 회장은 정치권에 대해 서운한 감정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박 회장은 "정치는 경제를 위해 움직이고, 결과로써 국민이 잘사는 것인데, 경제가 정치의 도구로 쓰인다는 생각이 들 땐 참 답답해진다"며 최근의 상황에 대한 우려를 밝혔다. 또 야당인 국민의힘이 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대해 찬성 입장을 밝힌 데 대해서도 "시장과 기업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겠다는 정치와 자유만 보장할 순 없다는, 두 가지 다 잘사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 하는 정치인데, 이제는 어느 쪽이 어떤 정치를 지향하는지 판단이 쉽지 않다"고 꼬집어 말했다.
박 회장은 끝까지 토론과 논의를 강조했다. 박 회장은 "법 개정안의 내용은 무조건 찬성 혹은 반대로 갈 수 있는 사안은 아니기 때문에, 기업들이 논의와 토론을 하자고 하는데 정치권에서 너무 그냥 간다"며 "내용보다는 방법과 절차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더 크다"고 말했다. 이어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의 입장이 다르고, 소유나 지배구조도 기업마다 다르니 각각 의견이 다를 수밖에 없는데, 너무 한쪽에 집중해서 법을 만들면 부작용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찬성과 반대에 대한 목소리만 높일 것이 아니라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토론해가며 합리적인 지점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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