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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섐보의 '파워골프' 실험 마침내 결실로... 첫 메이저 우승 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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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섐보의 '파워골프' 실험 마침내 결실로... 첫 메이저 우승 품다

입력
2020.09.21 15:11
수정
2020.09.21 18:37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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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오픈 유일한 언더파로 우승

디섐보가 21일 미국 뉴욕주 머매러넥의 윙드풋 골프클럽에서 열린 US오픈에서 우승한 후 우승컵에 입을 맞추며 승리를 기념하고 있다. 뉴욕=USA 투데이 스포츠 연합뉴스

디섐보가 21일 미국 뉴욕주 머매러넥의 윙드풋 골프클럽에서 열린 US오픈에서 우승한 후 우승컵에 입을 맞추며 승리를 기념하고 있다. 뉴욕=USA 투데이 스포츠 연합뉴스

그린 위의 과학자 브라이슨 디섐보(27ㆍ미국)가 장기인 장타를 앞세워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처음으로 품에 안았다. '최고의 골프'를 위해 골프채는 물론 자신의 몸에 대한 실험도 마다하지 않던 디섐보가 마침내 큰 결실을 거뒀다. 남다른 연구로 골프의 새 지평을 연 디섐보는 탄력을 받아 또 새로운 실험에 도전한다.

디섐보는 21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머매러넥의 윙드풋 골프클럽(파70ㆍ7,459야드)에서 열린 US오픈(총상금 1,250만달러) 최종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2개, 보기 1개를 묶어 3언더파 67타를 적어냈다. 최종합계 6언더파 274타로 이번 대회에서 유일하게 언더파 스코어를 기록한 디섐보는 첫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손에 들었다.

미국 서던 메소디스트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디섐보는 골프의 접근 방식이 남달랐다. 그는 모든 스윙을 똑같은 궤도로 쳐야 한단 생각에 모든 아이언 클럽의 길이를 37.5인치로 통일했고, 코스를 분석한 노트인 야디지북에 제도용 컴퍼스로 선을 그어 거리를 측정해가며 경기를 치르기도 한다. 실제로 2018년엔 그가 경기 도중 컴퍼스를 사용하는 장면이 중계화면에 잡히자, 규칙 위반이 아니냔 논란이 일기도 할 정도였다.

실험정신을 앞세운 그는 지난해 9월부턴 자신의 몸에 변화를 주었다. 살을 찌워 장타자로의 변신을 꾀한 것.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기가 중단된 사이 몸을 더 불린 디섐보는 110㎏에 달하는 거구로 변모했다. 1년 만에 20㎏을 늘린 것이다. 그의 예상대로 샷에 무게가 실렸고, 그는 지난 7월 PGA투어 로켓 모기지 클래식에서 평균 드라이버샷 비거리 350.6야드를 기록하며 자신의 통산 6승도 거뒀다.


디섐보가 21일 미국 뉴욕주 머매러넥의 윙드풋 골프클럽에서 열린 US오픈최종라운 14번 홀 그린에서 라인을 읽고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디섐보가 21일 미국 뉴욕주 머매러넥의 윙드풋 골프클럽에서 열린 US오픈최종라운 14번 홀 그린에서 라인을 읽고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괴력으로 무장한 그는 메이저대회 우승까지 해냈다. 좁은 페어웨이, 깊고 질긴 러프 등 고난도의 윙드풋 코스 앞에 베테랑 타이거 우즈(45ㆍ미국)와 필 미켈슨(50ㆍ미국)마저 컷 탈락한 가운데 그는 장타를 앞세워 치고 나갔다. 페어웨이 안착률이 41%(23/56)로 1981년 이후 US오픈 우승자 중 가장 적었음에도, 64%에 달하는 높은 그린 적중률(전체 평균 51%)로 결점을 메웠다. 결국 모든 참가자 중 유일하게 언더파를 기록하며 ‘파워’ 골프의 가능성을 증명해냈다. 함께 경기를 펼친 로리 매킬로이(31ㆍ북아일랜드)는 그의 우승에 대해 "내 계획과 전혀 다른 방식의 플레이"라며 "골프를 위해 좋은 것일지 나쁜 것일지 모르지만, 디섐보는 길을 찾았다"라고 평했다.

US오픈 역대 우승자의 페어웨이 안착률. 송정근 기자

US오픈 역대 우승자의 페어웨이 안착률. 송정근 기자

디섐보는 경기 후 자신의 전략에 대해 "이번 대회에서 나는 모든 샷을 꾸준하게 칠 수 있도록 노력했다"며 "그 결과 6타 차로 우승할 수 있었기에 100% 만족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그는 "나는 내 경기가 다른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었으면 좋겠다"며 "우즈도 그랬고, 미켈슨도 그랬듯 우린 자신만의 방법을 찾고 열정을 쏟아 부어야 한다"고 계속 실험을 해나갈 것임을 예고했다.

디섐보 앞으로 덩치를 더 키워 오는 11월 열리는 마스터스에 참가할 계획이다. 미국 NBC방송 골프채널에 따르면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장타는 그곳에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준비 중인 48인치 드라이버로 몇 가지를 테스트해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몸무게를 245파운드(111.13㎏)까지 증량할 계획도 함께 밝혔다.

오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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