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개인 순매도에 5.86% 또 급락
증권사 목표주가는 여전히 100만원대
연일 급락세에 '장투' 개미까지 동요 조짐
LG화학 주가가 21일에도 6% 가까이 급락했다. 지난 주 배터리 사업 분할 결정 이후 개인투자자의 '분노의 투매'가 이어지면서, 80만원을 바라보던 주가는 어느새 60만원대 초반까지 내려왔다.
"배터리 사업 분할이 기업가치를 상승시킬 것"이란 증권업계의 전망과 투자심리 간 괴리는 시간이 지나도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분위기다. 증권사들은 여전히 100만원 넘는 목표주가를 제시하며 '적극 매수'를 권하는 반면, 배터리의 미래를 보고 수년간 LG화학 주식을 보유했던 장투 개미들은 오히려 '굿바이'를 외치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이날 LG화학은 전장보다 5.86% 급락한 62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6일 배터리 사업 분할 소식 이후 이틀 연속 주가가 급락하다 18일 외국인 매수세로 잠시 3%대 반등에 성공했지만 이날 다시 오름폭을 반납했다.
개인투자자는 이날도 544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주가 하락을 주도했다. 최근 3거래일간 개인 순매도액은 3,100억원에 달한다. 반면 6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 중인 외국인은 이날도 347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개미와 외국인의 엇갈림 속에 지난 16일(48조5,000억원) 이후 4거래일간 증발한 LG화학 시총은 4조2,000억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최근 증권사들이 잇따라 내놓은 LG화학 목표주가와 실제 주가 간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증권사 목표주가는 현대차증권의 103만원을 비롯해, 대체로 100만원 안팎이다. 이날 종가와는 40만원 가까운 차이다. 미래 성장가치를 반영해 통상 실제 주가보다 높은 목표주가의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지금의 60% 이상 격차는 "일반적이진 않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주가 급락세가 심상치 않자 수년째 LG화학을 보유해 온 장기투자자들도 동요하는 분위기다. 올해 들어 연고점(9월 3일 76만8,000원)까지 144% 급등하는 등 주가가 배터리의 미래를 반영해왔지만 분사 결정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LG화학을 5년째 보유하다 최근 전량 매도했다는 한 투자자는 "배터리의 미래 하나만 보고 투자했지만, 1년 뒤엔 배터리가 빠져나갈 회사에 돈을 담아둘 필요를 못 느꼈다"고 말했다.
배터리 사업 기업공개(IPO) 후에도 "70~80% 지분율을 유지할 것"이란 LG화학의 해명에도 투자자들은 "알맹이(배터리) 빠진 회사에 투자하는 꼴"이라며 실망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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