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 두산 감독은 20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비상 상황이라고까지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 아직 33경기가 남았으니 마지막까지 총력전을 해서 순위를 끌어올려야 한다"고 다짐했다.
최근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디펜딩 챔피언' 두산은 전날 3년 4개월 만에 5위권 밖으로 밀려나는 수모를 당했다. 김 감독의 의지와 달리 이날도 경기 중반까진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마지막 보루였던 외국인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마저 선발 5이닝 동안 7피안타(2홈런) 5실점으로 고개를 숙였다. 타선은 찬스마다 병살타 4개로 찬물을 끼얹었고, 4회말엔 김 감독이 비디오판독 결과에 어필하다가 퇴장까지 당했다.
그러나 5연패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던 경기 후반 반전이 일어났다. 두산은 2-5로 패색이 짙던 8회말 7~9번 하위 타순이 안타 1개와 볼넷 2개로 무사 만루를 만들었다. 이어 허경민이 바뀐 투수 정우영에게 우전 적시타를, 박건우가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 4-5로 턱밑까지 추격했다. 다급해진 LG는 아웃카운트 5개를 남겨두고 마무리 고우석을 투입했지만 김재환이 다시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기세가 오른 두산은 9회말 2사 후 정수빈의 볼넷에 이은 도루로 만든 2루에서 박세혁의 끝내기 우전안타로 모처럼 뚝심의 역전승을 일궜다. 두산은 이날 한화에 3-11로 덜미를 잡힌 KIA를 다시 0.5경기 차 6위로 끌어내리고 5위로 올라섰다. 올 시즌 LG와 상대 전적도 9승 1무 6패로 마감했다. 2015년 8승 8패를 기록한 뒤 5년 연속 우위다.
LG는 이날 4사구만 무려 14개를 내줘 자멸했다. 순위도 공동 3위에서 4위로 내려 앉았다.
LG와 공동 3위였던 KT는 인천에서 SK를 10-2로 완파하고 5연승을 질주, 단독 3위로 올라섰다. KT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는 선발 6이닝 동안 1안타 2볼넷 3탈삼진 1실점(비자책) 역투로 10-2 승리를 이끌고 시즌 14승(7패)째를 수확했다. 14승은 KT 역대 한 시즌 최다승이다. 종전 기록은 윌리엄 쿠에바스의 2019년 13승(10패)이었다.
대구에선 삼성이 홈런 3방을 포함해 장단 18안타를 몰아쳐 키움을 14-6으로 대파하고 4연패에서 벗어났다. 5번 지명 타자 김동엽은 1회 3점포, 3회 투런포를 연타석으로 쏘아 올리는 등 6타점을 쓸어 담았다. NC는 부산에서 열린 롯데와 더블헤더 1차전에서 7-2로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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