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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잉원 사진 속 '세 남자'…美 '중국 때리기' 뼈아픈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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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잉원 사진 속 '세 남자'…美 '중국 때리기' 뼈아픈 이유

입력
2020.09.21 07:00
수정
2020.09.21 08:03
14면
0 0

대만 TSMC 창업자, 화웨이 반도체 공급 중단 동참
AIT, 美의회 '하나의 중국' 폐기 법안으로 위상 주목
뉴욕서 대만 대표와 첫 회동...크라크 차관 지원사격

차이잉원(가운데) 대만 총통이 18일 밤 트위터에 올린 관저 만찬 기념사진. 전날 대만을 방문한 키스 크라크(왼쪽) 미국 국무부 경제차관, 장중머우 대만 TSMC 창업자와 나란히 서 있다. 트위터 캡처

차이잉원(가운데) 대만 총통이 18일 밤 트위터에 올린 관저 만찬 기념사진. 전날 대만을 방문한 키스 크라크(왼쪽) 미국 국무부 경제차관, 장중머우 대만 TSMC 창업자와 나란히 서 있다. 트위터 캡처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18일 밤 자정 즈음 트위터에 사진을 올렸다. 키스 크라크 미국 국무부 경제차관의 방문을 환영하는 만찬회동 사진에는 대만 TSMC 창업자인 장중머우(張忠謀) 전 회장과 윌리엄 브렌트 크리스텐슨 미국재대만협회(AIT) 대표도 있었다. 차이 총통이 이들의 모습을 의도적으로 서둘러 노출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대중 IT 봉쇄에 동참한 '화웨이 생명줄'

차이잉원(앞줄 왼쪽 네 번째) 대만 총통과 장중머우(세 번째) TSMC 창업자 뒤편 사이에 윌리엄 브렌트 크리스텐슨(맨 뒷줄 왼쪽 네 번째) 미국재대만협회(AIT) 대표가 서 있다. 트위터 캡처

차이잉원(앞줄 왼쪽 네 번째) 대만 총통과 장중머우(세 번째) TSMC 창업자 뒤편 사이에 윌리엄 브렌트 크리스텐슨(맨 뒷줄 왼쪽 네 번째) 미국재대만협회(AIT) 대표가 서 있다. 트위터 캡처

대만 TSMC는 전 세계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의 53%(올해 2분기 기준)를 차지한다. 특히 중국 화웨이는 반도체의 최대 90%를 TSMC에서 조달해왔다. 하지만 TSMC는 미국의 제재에 동참해 지난 15일부터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공급을 중단했다. 지난 5월 첫 해외생산기지를 미국에 짓기로 한 데 이어 연거푸 중국에 일격을 가한 것이다. 2024년 미국 공장이 가동되면 반도체 생산량은 연간 120억달러(약 14조원)에 달한다.

장 전 회장은 미국과 대만 관료들이 즐비한 이날 만찬에 초대받은 유일한 재계 인사였다. 정보기술(IT)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미국의 압박에 차이 총통이 화답한 셈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0일 "반도체는 중국에 맞서 5세대 이동통신(5G)과 군수장비의 첨단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라고 평가했다.

美의회, '하나의 중국' 폐기 법안으로 압박

대만을 방문한 키스 크라크(오른쪽) 미국 국무부 경제차관이 18일 타이베이에서 우자오셰 대만 외교부장(장관)과 셀카를 찍고 있다. 타이베이=AP 연합뉴스

대만을 방문한 키스 크라크(오른쪽) 미국 국무부 경제차관이 18일 타이베이에서 우자오셰 대만 외교부장(장관)과 셀카를 찍고 있다. 타이베이=AP 연합뉴스

미국 측 참석자도 '중국 때리기'의 면면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크리스텐슨 AIT 대표는 지난달 진먼다오 포격 추모행사에 참석했다. 미국 정부 인사가 중국이 끝내 점령하지 못한 대만의 군사요새를 찾아 희생자를 기린 건 처음이었다.

AIT는 1979년 단교 이후 대만에서 미국의 대사관 격이다. 최근 미 의회가 '하나의 중국' 원칙 폐기 법안을 발의하면서 위상이 강화될 전기를 맞았다. 톰 티파니 공화당 하원의원은 17일(현지시간) 제출한 법안을 통해 "미국은 하나의 중국이라는 환상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민주적이고 독립된 대만과 단교 이전의 관계를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릭 스콧 상원의원은 18일 "중국 공산당의 위협으로부터 대만을 지켜야 한다"며 중국의 대만 침공시 미군 개입을 명문화한 법안을 제출했다. 이들 법안이 현실화할 경우 중국은 미국과의 직접충돌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릴 수 있다.

美ㆍ대만, 뉴욕서 단교 이후 첫 회동

키스 크라크(앞줄 맨 왼쪽) 미국 국무부 경제차관이 19일 '대만 민주주의의 아버지'로 불리는 리덩후이 전 총통 추도식에 참석해 앉아 있다. 타이베이=EPA 연합뉴스

키스 크라크(앞줄 맨 왼쪽) 미국 국무부 경제차관이 19일 '대만 민주주의의 아버지'로 불리는 리덩후이 전 총통 추도식에 참석해 앉아 있다. 타이베이=EPA 연합뉴스

켈리 크래프트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16일 대만 대표부 격인 뉴욕 주재 타이베이 경제문화판사처 처장과 오찬회동을 가졌다. 중국의 유엔 가입으로 1971년 대만이 유엔에서 퇴출된 이후 양측 대표가 유엔본부가 있는 뉴욕에서 공개적으로 만난 건 처음이다. 크라크 차관의 대만 방문에 앞서 국무부가 미 본토에서 화끈하게 지원사격을 한 셈이다. 대만 매체들은 "역사적 사건"이라고 분위기를 띄웠다.

차이 총통과 만난 크라크 차관도 인도ㆍ태평양전략, 인권 등 관련 분야 담당자를 대표단에 포함시켜 중국의 아킬레스건을 겨냥한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대만은 미국의 통상정책을 총괄하며 대중 제재의 선봉에 선 윌버 로스 상무장관의 방문도 추진하고 있다.

中, 이틀 연속 무력시위로 불만 표출

19일 대만 방공식별구역에 들어온 중국군 윈-8 대잠초계기. 대만 국방부 제공

19일 대만 방공식별구역에 들어온 중국군 윈-8 대잠초계기. 대만 국방부 제공

이 같은 밀착에 맞서 중국은 이틀 연속 전례 없는 무력시위로 불만을 표출했다. 훙-6 폭격기와 젠-16 전투기, 윈-8 대잠초계기 등 19대의 중국군 군용기는 19일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었다. 전날에도 비슷한 종류의 군용기 18대가 같은 방식으로 대만을 위협했다.

중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해온 후시진(胡錫進) 관영 환구시보 총편집인은 "더 이상 중간선은 없다"면서 "대만을 빼앗을 모든 시나리오가 준비돼 있다"고 경고했다.

베이징= 김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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