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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 우선… 김광현, 불편한 모자 쓰고 최다 103구 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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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 우선… 김광현, 불편한 모자 쓰고 최다 103구 투구

입력
2020.09.20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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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루이스 김광현이 20일 피츠버그와 원정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피츠버그=AP 연합뉴스

세인트루이스 김광현이 20일 피츠버그와 원정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피츠버그=AP 연합뉴스

세인트루이스 김광현(32)은 20일(한국시간) 피츠버그와 원정 경기에 평소와 다른 모자를 쓰고 마운드에 올랐다. 이날 착용한 모자는 타자가 친 타구로부터 머리를 보호하기 위해 만든 특수 제작 모자로, 안쪽에 충격 흡수 패드가 장착됐다.

낯선 모자를 쓴 이유는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다. 지난 5일 신장 경색 진단을 받은 김광현은 혈액 희석제를 복용 중인 상태라 자상이나 타박상이 생기면 위험할 수 있다. 이에 의료진은 김광현에게 몸을 최대한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라고 권유했다. 머리 보호를 위한 특수 모자는 지난 5월 17일 한화전에서 강습 타구에 머리를 맞았던 롯데 투수 이승헌도 이날 부산 NC전에 착용하고 선발 등판했다.

롯데 이승헌이 착용한 특수 모자. 롯데 제공

롯데 이승헌이 착용한 특수 모자. 롯데 제공


평소보다 한 치수 큰 모자를 쓰고 선발 등판한 김광현은 이날 5.1이닝 동안 이번 시즌 한 경기 최다인 103개를 던졌다. 하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솔로 홈런 2개 포함 6피안타 1볼넷 4탈삼진 4실점으로 빅리그 데뷔 후 가장 부진했다.

한 경기에서 멀티 홈런을 허용한 건 이번이 처음이며, 시즌 평균자책점은 0.63에서 1.59로 크게 올랐다. 김광현은 0-3으로 뒤진 6회말 1사 후 마운드에서 내려가며 시즌 첫 패 위기에 몰렸지만 팀이 5-4 역전승을 거두며 패전을 면했다. 성적은 그대로 2승 무패 1세이브다.

김광현은 경기 후 현지 언론과 화상 인터뷰에서 “아무래도 일반 모자보다 딱딱한 게 들어 있어 불편했다”며 “또 투구 폼이 거친 편이라 모자가 많이 흔들리는데, 보호 장비 때문에 큰 모자를 써 흔들리는 느낌이 더 컸다”고 불편함을 토로했다.

하지만 그는 “의사가 보호 장비를 쓰라고 했기 때문에 불편해도 앞으로 계속 보호 모자를 쓸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투구에 대해선 “100개에서 110개 미만 정도로 늘 던져 무리가 되는 건 없다”며 “4일 휴식이 주어지기 때문에 잘 관리해서 다음 등판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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