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최근 연 국토교통부 해임 건의 관련 기자회견에서 정규직 노동조합이 인사 청탁을 했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에 대해 "부적절했다. 실수로 사용한 표현"이라고 해명했다. 전날까지 국토부의 반박에 재반박을 하는 과정에서도 노조에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던 구 사장이 뒤로 한발 물러서는 분위기다.
구 사장은 18일 공사를 통해 배포한 해명자료에서 "공사 노조의 인사 청탁을 2건 정도 들어줬다는 보도가 있는데, 제 발언의 본래 취지와 다르다"며 "노조가 정기 인사와 관련해 결격 사유 의혹이 있는 직원들에 대한 제보를 접수 받아 알려준 사실은 있으나, 이는 '인사 청탁'이 아닌 '단순 의견 청취'였다"고 말했다.
그는 "(노조의) 제보를 충분히 검증할 시간과 시스템이 미비해 인사 결정에 참고하거나 반영한 적은 없었다"며 "인사 직전 이같은 의견 청취가 공정한 인사권 집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해 이후부터는 청취를 거부하고 공개 직위 모집을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구 사장은 "공사와 노조가 체결한 단체협약에는 '공사는 인사 결정 방침과 기준을 정할 시 노조와 충분히 협의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며 "이에 따라 정기 인사와 관련해 협의해 왔을 뿐 노조가 특정 임직원 인사에 관한 청탁을 한 사실은 없다"고 말했다.
앞서 구 사장은 지난 16일 국토부가 자신의 해임안을 기획재정부에 건의한 데 대해 입장을 밝히면서 "취임 초기 노조의 인사 청탁이 2건 정도 있었고, 들어줬다"고 밝혔다. 그는 기자회견 당시 "인사철이 되면 노조위원장이 찾아와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된다며 인사 청탁을 했다"며 "처음에 두 번 정도는 참고했는데 인사 혁신을 통해 이를 들어주지 않자 반발하는 것 같다"고 발언했다. 이 기자 회견과 관련 노조는 "사장답지 못했다"며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날 배포된 해명자료에서 구 사장은 "기자회견에서 '인사 청탁'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대단히 부적절했다"며 "최근 (비정규직 보안검색 요원 등) 협력업체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문제로 갈등을 빚어 노조에 대한 서운한 감정이 있는 상황에서 실수로 사용한 표현"이라고 덧붙였다.
국토부가 자신의 해임을 기재부에 건의한데 대해 구 사장은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이유를 모르겠다. (해임안이 다뤄질) 24일 기재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적극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해임 의결 시 법적 대응을 예고한 그는 "불명예 퇴진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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