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세명고 학생 9명, 장맛비 맞으며 길 위 유리 치워
포항경찰 표창에 이어 경북도 장학금도 받아
"바른 인성 소유자가 우대받는 사회 되도록 노려"
지난 7월 경북 포항 시내 도로에 쏟아진 술병을 비를 맞아가면서까지 치워, 교통사고를 막은 포항 세명고등학교 학생들이 장학금을 받는다.
재단법인 경상북도교육장학회는 18일 포항 세명고 재학생 9명에게 각각 장학금 10만원과 장학증서를 전달한다고 밝혔다. 대상자는 3학년 박유빈 이동환 안성진 조유나 한선규, 2학년 김재환 정지웅 황태민, 1학년 황유빈 학생이다.
지난 7월 23일 오후 5시쯤 포항시 북구 중흥로 젊음의 거리 인근 교차로에서 주류 운반 차량이 좌회전하다 술병 상자 20여개를 쏟았다. 도로는 산산조각이 난 유리 파편과 상자들로 아수라장이 됐다. 이 사고로 교통이 정체되면서 교차로 일대는 10여분간 경적 소리로 가득했다.
그때 길을 가던 세명고 학생들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위험천만의 길 한복판 현장에 달려갔다. 장맛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이들은 우산까지 내려놓고 비를 맞으며 상자와 깨진 술병을 치웠다. 처음에는 3명이 시작했지만 이들의 모습을 본 다른 남여 학생들이 하나둘씩 달려와 9명이 됐다. 인근 상가 상인들도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갖고나와 깨진 유리병을 치웠다.포항북부경찰서는 학생들의 선행을 알고 지난 7월 28일 9명에게 표창장과 부상을 수여 했다. 해당 주류 운반 운전자에겐 화물적재조치 위반으로 범칙금 4만원을 부과했다.
임종식 경상북도교육감은 “어려움에 처한 이웃을 외면하지 않고 나선 학생들은 경북의 자랑”이라며 “바른 인성을 가진 학생들이 우대받는 사회 분위기 조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