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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코로나 확산 '3월 대유행' 넘어섰는데... 백신 개발은 헛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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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코로나 확산 '3월 대유행' 넘어섰는데... 백신 개발은 헛심만

입력
2020.09.18 20:3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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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재확산 불 붙은 유럽에 '심각' 경고
유일한 희망인 백신, 투명성 우려만 커져
제약사들의 이례적 시험 지침 공개에도

코로나19 확진 환자 수가 60만명을 넘어선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스 도심에서 17일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걸어가고 있다. 마드리드=AP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진 환자 수가 60만명을 넘어선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스 도심에서 17일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걸어가고 있다. 마드리드=AP 연합뉴스

유럽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세가 1차 절정기였던 3월보다 심각하다는 위기 경보음이 잇따라 울리고 있다. 연일 신규 감염 수치를 갈아치우면서 각국 정부는 극단적인 봉쇄 카드를 다시 검토 중이지만, 사실상 유일한 해법인 백신마저 안전성 논란의 덫에 갇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장기화 우려만 더하고 있다.

한스 클루게 세계보건기구(WHO) 유럽담당 국장은 17일(현지시간) “유럽 전역에 ‘매우 심각한 상황’이 전개되면서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한 주 동안 유럽 회원국에서 30만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는 코로나19가 대유행 했던 3월보다 많은 숫자다. 전 세계 코로나19 누적 감염이 3,00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유럽도 확진 및 사망이 각각 500만명, 22만8,000명에 달한다. 발병이 가장 심각한 유럽 국가는 60만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스페인이다. 수도 마드리드를 중심으로 최근 열흘간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 수가 1만명대를 기록했다. 7개월 전에도 없던 거침없는 증가세다.

2차 전면 봉쇄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올 봄 강력한 봉쇄령으로 회복 불능의 경제적 타격을 입은 유럽 각국은 그간 재봉쇄를 주저해왔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단기 이동제한 등 고강도 통제 조치를 전국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맷 핸콕 영국 보건장관은 이날 “안전을 위해서라면 가능한 모든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며 “전역 봉쇄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4만명 넘게 숨진 영국에선 최근 일주일 단위로 신규 환자가 두 배씩 증가했다. 프랑스 정부도 지난 주말 하루 감염이 처음 1만명을 넘는 등 20일 연속 중환자 수가 증가하자 리옹과 니스에 추가 제한 조치를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팬데믹 종식의 희망인 코로나19 백신 개발은 여전히 안개 속이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유력 백신 후보가 임상시험 전면 중단과 재개를 겪으면서 커진 안정성 우려가 잦아들지 않고, 일부 제약사의 자정 노력에도 ‘개발 투명성’에 대한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은 탓이다. 이런 압박 여론에 이날 백신 개발 선두업체인 모더나와 화이자가 이례적으로 임상 종료 전 자사 프로토콜(설계, 작동 지침 등을 담은 계획서)까지 선보였으나 신뢰를 회복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 “백신 효능이 명확하면 임상시험을 계획보다 빨리 마무리하고 승인 요청 등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면서 “그러나 공개된 프로토콜을 보면 시험 조기 중단 가능성만 높이는 방향으로 설계돼 있다는 전문가 그룹의 지적이 제기됐다”고 전했다.

피터 호테즈 미 베일러의대 교수는 일간 뉴욕타임스에서 “세상에는 효능이 좋아도 대중이 불신해 사용되지 않는 백신이 널려 있다”며 “신기술을 활용한 백신 안전성을 시민들에게 납득시키고 접종을 유도할 유일한 방법은 완전한 투명성”이라고 강조했다.

진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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