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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거물' 추미애를 겨눈 '군인 35년' 초선 신원식

입력
2020.09.1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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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역 중장 출신으로 비례 당선
박지만·박찬주와 육사 37기 동기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이 1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이 1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조로남불'이 올해 '추로남불'로 진화돼 국민의 절망감은 깊어만 가고 있습니다.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 대정부질문 마무리 발언

정치권을 넘어 사회를 집어삼킨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27)씨의 병역 의혹 관련해 추 장관 가족 못지않게 주목을 받는 인물은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일 겁니다. 예비역 육군 중장으로 35년 동안 군 생활을 했던 신 의원은 21대 총선에서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공천을 받아 배지를 달았죠.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인 신 의원은 다년 간의 군 경험과 인맥을 바탕으로 연일 '익명의 제보'를 꺼내 들고 추 장관을 향한 공격을 이어나가고 있는데요. 국민의힘에서는 이번 사건을 '엄마 찬스'라고 표현하면서 "제2의 조국사태"로 규정하기도 했습니다.

연일 秋 아들 군 자료 공개하면서 의혹 불지펴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서욱 국방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서욱 국방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 의원은 추 장관 아들이 2017년 카투사 복무 당시 무릎 수술을 이유로 쓴 병가가 석연치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추 장관이 '권력'을 이용해 아들의 군 생활에 특혜를 제공했다는 것이 그의 입장입니다.

신 의원은 앞서 관련 사안을 수사 중인 서울동부지검이 '추미애 의원 보좌관이라는 인물이 서씨 부대에 전화를 걸어 휴가 연장을 요청했다'는 관련자의 진술을 확보했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어요. 추 장관과 검찰의 부인에도 신 의원은 서씨가 근무했던 부대 행정지원장교가 이를 인정하는 발언 녹취록을 공개하면서 논란에 불을 지폈죠.

또 서씨를 평창 동계 올림픽 통역병으로 선발해달라거나 자대를 의정부서 서울 용산으로 옮겨달라는 '청탁'이 있었다고도 주장했어요. 이달 16일에는 서욱 국방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서씨 휴가 연장과 관련해 어떤 여자로부터 (국방부 민원실로) 전화가 왔다"며 제보를 근거로 밝혔죠. 상담일지에 기록된 신상정보는 추 장관의 남편이었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추미애 측 "무책임한 폭로" 선 긋기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6일 정부과천청사를 나서고 있다. 뉴스1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6일 정부과천청사를 나서고 있다. 뉴스1

추 장관 아들 변호인은 관련 폭로를 이어가는 신 의원을 향해 "국회의원 면책특권을 이용한 비겁한 정치공세"라고 반박하고 있어요. 여권 역시 적극적으로 엄호했습니다.

서씨의 휴가 연장은 카투사 규정에 따라 문제가 없었고, 이외 군 생활 전반으로 번진 특혜 폭로도 사실무근이라는 겁니다. 신 의원의 폭로를 근거로 많은 언론은 추미애 보좌관과 해당 부대 장교의 녹취록이 공개된 것처럼 보도했지만, 이는 신 의원 보좌관과 부대 장교의 녹취록으로 밝혀지기도 했어요.

특히 신 의원에게 통역병 선발 및 부대 배치 압력이나 추 장관 가족을 따로 앉혀놓고 청탁 관련 교육을 했다고 제보한 인물(당시 주한 미8군 한국군지원단장 A 예비역 대령)은 신 의원이 3사단장이던 시절 참모장을 지낸 최측근으로 알려지며 진실공방이 이어졌습니다. 이에 신 의원은 3개월 남짓 같이 일했을 뿐이며 사적인 친분도, 연락처도 없다며 반박했는데요. A예비역 대령은 이후 청탁 관련 교육이 추 장관 가족이 아닌 전체 가족 대상이였다고 해명하기도 했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가족이 국방부에 전화한 게 청탁이라면 동사무소에 전화한 모든 것이 청탁(윤건영 의원)"이라고 추 장관을 옹호하며 야권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동생' 육사 동기… 태극기 집회 참석도

8월 27일 오후 사이버작전사령부가 위치한 서울 용산구 국방부 별관. 뉴스1

8월 27일 오후 사이버작전사령부가 위치한 서울 용산구 국방부 별관. 뉴스1

평생을 군인으로 살아온 신 의원이 정치에 투신, 추 장관 아들의 병역 의혹 제기에 선봉에 서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요.

신 의원은 1981년 육군사관학교(37기)를 졸업해 소위로 임관했습니다. 동기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동생인 지만씨와 '갑질 논란'을 일으켰던 박찬주 전 육군 대장이 있죠. 신 의원은 박근혜 정부 시절 합동참모본부의 핵심 보직인 작전본부장, 합참차장에 임명되는 등 승승장구했고, 당시 언론에는 '박지만 동기생' 전성시대라는 표현이 등장하기도 했어요.

2016년 전역한 신 의원은 같은 해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했지만 당선권에 들지 못해 고배를 마셨고, 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뒤 탈당했습니다. 이어 바른미래당 등을 거쳐 4년 뒤인 올해 4ㆍ15 총선을 앞두고 재수에 나서 미래한국당으로부터 당선권인 비례 8번을 받아 당선됐죠.

평소 "군 기강이 무너지면 나라가 무너진다"는 소신의 신 의원은 추 장관의 아들 의혹에 대해서도 당리당략이 아닌 국방의 의무를 제대로 지키려는 차원이라고 칼날을 벼르고 있어요.

하지만 추 장관 측이나 여권에서는 정치 공세에 불과하다고 맞서고 있는데요. 민주당에서는 신 의원이 지난해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 목사가 주도한 광화문 태극기 집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탄핵'을 언급한 사실을 문제 삼기도 합니다.

초선 비례의원이 건드린 '병역 문제'라는 국민의 역린은 과연 5선 의원 출신의 현직 법무부 장관이라는 여권의 거물을 거꾸러뜨릴 수 있을까요. 아니면 용두사미로 끝나고 말까요.

당분간 진실 공방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전혼잎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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