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역 2년 6개월에 취업제한 등 명령?
피해자 200여번 저항 불구 범행 저질러
면담을 핑계로 여제자를 노래주점으로 데려가 성범죄를 저지른 제주대학교 교수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제주법원 제2형사부(부장 장찬수)는 유사강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제주대 교수 A(62)씨에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에게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수강과 함께 출소 후 아동ㆍ청소년 및 장애인 시설에 대해 10년간 취업제한도 함께 명령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0월 30일 자신의 제자인 피해자 B씨와 도내 한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노래주점으로 자리를 옮겨 술을 마시던 중 B씨의 신체 중요 부위를 만지며 유사강간을 했다. 당시 현장 녹취 파일에는 피해자가 207번이나 싫다며 저항하는 목소리가 담겼다. “집에 가고 싶다”, “나가고 싶다” “만지지 말라” 등의 내용이었다. 비명 소리도 15번이나 포함됐다.
해당 노래주점 복도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에는 B씨가 밖으로 도망가려 하자, A씨가 두 차례나 B씨를 방으로 데려가는 모습이 찍혔다.
A씨는 재판과정에서 검찰측 공소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당시 우울증을 앓고 있었고 술에 취해 상황을 정확히 인식하지 못했다며 심신미약을 주장했다가 술에 의한 기억장애인 이른바 ‘블랙아웃’을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A씨가 스승과 제자의 사이를 악용해 범행을 저질렀고 진지한 반성을 하는지도 의문이 든다며 실형을 선고했다. 또 초범인 A씨가 피해자와 합의서까지 제출했지만, 피해자가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해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요구한 점도 양형 요소로 반영됐다.
재판부는 “합의서 제출은 감경요인에 해당하지만 피해자가 인간적 용서를 하지 않았다”며 “면담을 가장해 갑과 을의 관계에서 범행이 이뤄졌고, 대학 내 학생들도 엄벌을 탄원하는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선고 공판을 앞두고 제주대학교총학생회와 총여학생회, 동아리연합회, 총대의원회, 각 단과대학 학생회 등은 A씨의 엄벌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하기도 했다.
제주대는 지난해 11월 6일자로 A씨를 학과장 자리에서 면직 처리했고, 같은해 11월 11일부터는 수업에 참여할 수 없도록 배제 조치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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