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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 강자 베트남, 美中日 아닌 한국부터 초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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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 강자 베트남, 美中日 아닌 한국부터 초청했다

입력
2020.09.17 18:36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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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외교장관, 베트남에 무검사 입국
신속입국 제도화ㆍ신남방정책 협력 논의
"미중일 앞선 공식초청으로 위상 재확인"

17일 오전 베트남 하노이 노이바이 공항에 도착한 강경화(앞줄 왼쪽) 외교장관이 박노완 주베트남 대사와 함께 공항 밖으로 나오고 있다. 주베트남 한국대사관 제공

17일 오전 베트남 하노이 노이바이 공항에 도착한 강경화(앞줄 왼쪽) 외교장관이 박노완 주베트남 대사와 함께 공항 밖으로 나오고 있다. 주베트남 한국대사관 제공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7일 베트남을 공식 방문했다. 베트남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외국 고위급 인사를 초청한 첫 사례다. 동남아시아의 신흥 강자인 베트남 입장에서 경제협력을 비롯한 한국과의 우호관계 증진을 그만큼 중시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강 장관은 1박 2일간의 이번 베트남 방문 기간 한국인의 신속입국 절차를 제도화하고, 신남방정책의 연속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베트남에 진출한 기업들과 현지 교민, 유학생 등의 애로를 해소하는 동시에 문재인 정부가 공을 들이고 있는 동남아 국가들과의 교류ㆍ협력을 확대하는 교두보로 삼겠다는 취지다.

베트남은 강 장관의 입국 과정에서부터 적극적인 배려로 호응했다. 강 장관은 이날 오전 하노이 노이바이 공항에 도착한 뒤 코로나19 음성확인서만 제시하고 추가검사 없이 입국 절차를 마쳤다. 외교관도 입국시 2주간 격리를 의무화한 베트남 정부가 이 과정을 모두 생략한 것이다.

강 장관의 이번 방문은 베트남에서 한국의 위상을 재확인한 계기라는 평가가 나온다. 베트남과 국경을 맞댄 최우방국 중국과 대(對)베트남 공적원조(ODA) 1위 국가인 일본의 공식 방문은 베트남 정부가 신중한 입장을 보임에 따라 여전히 논의 중이다. 최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메콩강 가뭄 이슈 등에서 베트남의 최대 지원군을 자처한 미국 외교라인도 아직 베트남을 방문하지 못한 상태다.

하노이 외교가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은 대립 중인 여러 이슈들의 민감성 때문에, 일본은 적극성 부족으로 각각 베트남 공식입국의 문을 열지 못했다"면서 "이에 비해 한국은 베트남 외국인직접투자(FDI) 시장의 큰 손인데다 코로나 사태에서도 가장 적극 소통한 국가라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강 장관은 이날 오후 베트남 정부의 수장인 응우옌쑤언푹 총리를 예방했다. 18일에는 팜빈민 부총리 겸 외교부 장관과의 공식 회담이 예정돼 있다. 강 장관은 한국인의 베트남 신속입국 절차 제도화에 우선 주력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한-베트남 항공편 운행 정례화, 베트남 도착 이후 격리 절차 통일 등 양국 교류의 예측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이번 베트남 방문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강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의 신남방정책 추진 의지가 확고함도 거듭 강조했다. 이와 함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베트남의 협조, 양국 간 코로나19 대응 공조, 한-메콩 협력 강화, 한국 기업의 베트남 투자 확대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하노이= 정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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