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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널리스트는 "호재"라는데 “분사 막아달라” 국민청원까지… LG화학 주가 '대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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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널리스트는 "호재"라는데 “분사 막아달라” 국민청원까지… LG화학 주가 '대혼란'

입력
2020.09.17 11:50
수정
2020.09.17 17:28
0 0

소액 주주들 "주식가치 훼손" 반발?
"분사 막아달라" 청와대 청원도 등장
업계선 "기업가치 상승" 공통된 전망

배터리 사업 부문의 물적 분할을 추진하고 있는 LG화학이 이를 위한 긴급 이사회를 소집할 것으로 알려진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 세워진 기업 로고 모습. 연합뉴스

배터리 사업 부문의 물적 분할을 추진하고 있는 LG화학이 이를 위한 긴급 이사회를 소집할 것으로 알려진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 세워진 기업 로고 모습. 연합뉴스

LG화학의 배터리 사업 분사 소식에 주가가 이틀째 약세를 보이면서 투자자의 불안도 극심해지고 있다. 특히 LG화학이 분사 방식을 '물적분할'로 정하면서 향후 주가 전망을 두고 업계와 개인투자자 간 의견이 팽팽하게 갈리는 분위기다.

17일 LG화학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6.11% 하락한 64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LG화학우선주 역시 9.13% 내렸다. 전날 LG화학이 배터리 사업부 물적분할을 위해 17일 긴급 이사회를 연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주가가 5%대 급락한 이후 이틀째 약세다.

소액주주 "주식가치 훼손" 반발

전날에 이어 개인투자자 사이에선 물적분할이 향후 주가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이날 지수 하락도 분사 결정에 실망매물을 쏟아낸 개인투자자의 투매가 이끌었다. 전날 급락세에도 순매수를 기록했던 개인들은 이날 1,460억원어치 규모를 순매도했다.

물적분할 이후 신설되는 LG에너지솔루션이 기업공개(IPO)를 통해 상장할 경우 배터리 성장성에 투자해 온 기존 주주의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16일엔 "LG화학의 물적분할로 인한 피해를 막아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물론 근거 있는 우려다. 물적분할은 LG에너지솔루션이 LG화학의 100% 자회사로 남는 방식이라 당장 기존 기업가치나 주주가치에는 변동이 전혀 없다. 어차피 투자자 입장에서도 LG에너지솔루션에 투자하기 위해선 LG화학 주식을 보유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을 통해 다른 투자자들을 유치할 경우엔 얘기가 달라진다. 특히 이번 물적분할은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이후 투자금을 조달하겠다는 의도가 명백한 조치다. 이는 현재 LG화학이 보유한 LG에너지솔루션 지분을 구주매출(대주주 등이 보유한 주식지분 일부를 공개적으로 파는 것) 혹은 유상증자를 통해 사실상 일부 처분하겠다는 뜻으로, 이 경우 LG화학의 LG에너지솔루션 현 지분(100%)은 향후 낮아질 수밖에 없다. LG화학의 배터리 가치를 보고 투자해 온 주주들 입장에선 지분율이 낮아지는 상황을 우려하는 것이다.

물론 상장 후에도 투자자들은 LG화학 주식을 보유하면서 LG에너지솔루션에 간접 투자할 수 있다. 하지만 상장 뒤 자연스레 수급이 분산되는 상황을 마주하고 싶지 않다는 게 투자자들 불안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상장 이후 LG에너지솔루션 시가총액이 높아지는 과정에서 기존에 보유하던 LG화학이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할 것이란 우려도 크다. 실제로 각각 삼성바이오로직스와 SK바이오팜의 최대주주인 삼성물산과 SK의 경우 자회사의 지분율 만큼의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증권업계 "기업가치 상승 호재" 전망

하지만 증권업계에선 분할 후 LG의 배터리사업에 대한 시장 평가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날 각 증권사들은 LG화학 분사를 둘러싼 시장 전망을 담은 보고서를 잇따라 발간했는데 "기업가치가 상승할 것"이란 전망을 공통적으로 담았다. 분할 방식보다 LG배터리 이익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는 배터리사업이 성숙단계에 접어들기 전 불확실성이 존재해 (LG화학의 또 다른 사업축인)석유화학이란 캐시카우를 확보하고 재무적 시너지까지 창충할 수 있는 안정적 구조가 훨씬 유리하다"며 "석유화학이 LG배터리의 성장통을 충분히 보완해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분할방식보다 LG배터리의 이익률이 가치 상향의 핵심"이라며 "주주 입장에선 '기업가치 상승'이 최초의 투자포인트였을 것이고, 물적분할이 결론적으로 생존과 기업가치 상승으로 귀결될 것인지만 판단하면 된다"고도 했다.

한상원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상장을 추진하더라도 신규자금 조달을 통한 미래 성장 투자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판단한다"며 "주가에 대한 영향은 이사회 이후 구체적 일정이 확인돼야 판단할 수 있겠지만 현 시점에선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진단했다.

LG화학은 이날 이사회 이후 "회사분할에 따라 전문 사업분야에 집중할 수 있고 경영 효율성도 한층 증대돼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를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신설법인의 IPO시기는 '미정'이라고 전했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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