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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도 4K 시대' 소니 vs MS, 11월에 차세대 게임기로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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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도 4K 시대' 소니 vs MS, 11월에 차세대 게임기로 격돌

입력
2020.09.17 10:22
수정
2020.09.17 16:21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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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한국 등 7개국에 11월12일 PS5 출시
MS, 한국 등 12개국에 11월10일 XBX 출시
승부처는 가격과 독점 타이틀

전세계 가정용 게임기(콘솔) 시장을 양분하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와 일본 소니가 11월에 차세대 게임기를 일제히 내놓고 격돌한다.

소니인터랙티브엔테터인먼트(SIE)는 17일 차세대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PS)5’를 11월12일에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출시 가격은 4K 블루레이 영화 타이틀을 재생할 수 있도록 초고화질(UHD) 블루레이 재생기가 포함된 PS5의 경우 499.99달러(약 59만원), UHD 블루레이 재생기를 뺀 PS5 디지털 에디션은 399.99달러(약 47만원)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PS5 62만8,000원, PS5 디지털 에디션은 49만8,000원에 판매된다. 소니는 국내에서 18일부터 사전 예약을 받는다.

한국은 미국 일본 캐나다 멕시코 호주 뉴질랜드와 함께 1차 출시 7개국에 포함됐다. 그만큼 SIE에서도 한국 게임시장을 중요하게 본 것이다. 유럽과 남미, 나머지 아시아 국가와 중동 등에서는 11월19일에 출시된다.

소니가 11월12일 한국 등 7개국에 우선 출시 예정인 'PS5'. SIEK 제공

소니가 11월12일 한국 등 7개국에 우선 출시 예정인 'PS5'. SIEK 제공

이보다 앞서 MS는 지난 10일에 차세대 게임기 ‘엑스박스 시리즈X’(XBX)와 ‘엑스박스 시리즈S’(XBS)를 11월10일에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가격은 UHD 블루레이 재생기가 포함된 XBX는 59만8,000원(499달러), UHD 블루레이 재생기가 없는 XBS는 39만8,000원(299달러)으로 PS5 시리즈와 큰 차이 없다. MS 역시 1차 출시 12개국에 한국을 포함했다.

성능은 대동소이…AMD가 웃었다

차세대 게임기들은 모두 영화는 물론이고 게임까지 4K로 즐길 수 있도록 고사양으로 무장했다. 덕분에 반사 이익을 본 것은 미국 반도체업체 AMD다. MS와 소니 모두 게임기의 성능을 좌우하는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칩(GPU)에 AMD 제품을 사용했다.

다만 MS의 XBX가 CPU에 3.8Ghz 속도를 가진 AMD의 8코어 젠2, GPU에 12테라플롭 연산 기능을 지닌 AMD의 RDNA 2 GPU를 채택해 3.5Ghz 8코어 젠2와 10.3테라플롭 RDNA 2 GPU를 장착한 소니의 PS5보다 조금 앞선다. 따라서 4K 영상을 처리하는 속도는 XBX가 빠를 것으로 보인다. 주기억장치는 양 사 모두 16기가 GDDR6램을 꽂았다.

따라서 XBX와 PS5가 많이 팔리면 팔릴수록 AMD도 덩달아 매출이 오를 전망이다. AMD는 지난 7월 말 2분기 실적 발표 후 주가가 계속 오르고 있다. 당시 리사 수 AMD CEO는 “PS5와 XBX가 출시되면 매출이 더 늘어날 것”이라며 올해 매출 전망치를 기존 80억~87억달러에서 88억8,000만 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11월10일 한국 등에 선보이는 엑스박스시리즈X와 엑스박스시리즈S. MS 제공

마이크로소프트에서 11월10일 한국 등에 선보이는 엑스박스시리즈X와 엑스박스시리즈S. MS 제공


가격 경쟁…할부 들고 나온 MS

차세대 게임기 경쟁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사상 최초로 등장한 게임기 할부 판매다. MS는 이번에 할부 판매인 ‘엑스박스 올 액세스’라는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국내에서는 SK텔레콤(SKT)과 손잡고 선보이는 이 프로그램은 24개월 동안 월 3만9,900원을 내면 XBX와 클라우드 게임 이용권을, 월 2만9,900원을 내면 XBS와 클라우드 게임 이용권을 제공한다. 사실상 휴대폰 할부 판매와 같은 게임기 할부 판매다.

MS의 이 같은 프로그램은 가격 경쟁면에서 소니보다 유리할 수 있다. 당장 수십만원대 목돈이 버거운 사람들 입장에서는 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소니에 비해 게임기 보급에서 밀리는 MS가 SKT와 손잡은 것도 유통 경쟁에서 판로를 확대하는 효과가 있다. SKT의 수 많은 직영점과 대리점 등을 MS 게임기의 유통 창구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SKT 입장에서는 5G 콘텐츠를 확대하는 측면이 있어서 마찬가지로 다른 이통사에 비해 유리하다. 더불어 휴대폰 비즈니스에서 벗어난 거실 엔터테인먼트까지 진출하는 의미도 있다.

소니의 PS5용 독점 게임으로 출시 예정인 마블 '스파이더맨 마일스 모랄레스'. 소니 쇼케이스 제공

소니의 PS5용 독점 게임으로 출시 예정인 마블 '스파이더맨 마일스 모랄레스'. 소니 쇼케이스 제공


독점 타이틀이 승부처

하지만 게임기의 승부는 가격도 가격이지만 성능이 대동소이하다면 게임 타이틀에서 갈린다. 얼마나 재미있고 뛰어난 게임을 해당 게임기에서만 즐길 수 있는지를 따지는 독점 타이틀이 차세대 게임기의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그동안 소니가 MS를 누를 수 있었던 비결은 ‘그란투리스모’, ‘갓 오브 워’, ‘용과 같이’, ‘메탈기어 솔리드’, ‘파이널 판타지’ ‘라스트 오브 어스’ 등 PS에서만 즐길 수 있는 독점 타이틀이 많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국SIE(SIEK)는 게임 자막의 한글화도 적극 진행해 국내에서 PS4가 엑스박스원을 압도적으로 누르는데 기여했다. MS도 ‘헤일로’ 등 엑스박스용 독점 게임 타이틀이 있지만 소니보다 적고 한글화도 빈약하다.

소니는 아예 ‘소니 월드와이드 스튜디오’라는 PS5용 게임개발사 연합체를 구성해 독점 게임 타이틀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 곳에서 마블과 손잡고 ‘스파이더맨 마일스 모랄레스’와 ‘데몬스 소울’ 등을 PS5 출시일에 맞춰 함께 공개할 예정이다. 따라서 게임 타이틀 은 당장 공개된 것들만 보면 소니가 유리할 수 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MS는 할부 프로그램을 이용해 다달이 온라인으로 게임을 공급하는 클라우드 게임 모델을 들고 나왔다. 여기에 TV용 게임기와 컴퓨터(PC), 스마트폰까지 클라우드로 연결해 게임 이용장치를 확대하는 전략으로 PS5에 집중하는 소니와 차별화했다.

라이트 유저 대 헤비 유저의 싸움

MS가 집중하는 구독형 게임 사업은 온라인으로 가볍게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한다. 그래서 MS는 게임기와 PC, 스마트폰까지 모두 연결해 이용자를 늘리는 확장 전략을 펴고 있다.

반면 소니도 온라인 게임 구독 서비스가 있지만 게임 타이틀을 수집하는 충성 고객들에게 집중하고 있다. 이들은 온라인 게임보다 물리적인 게임 타이틀을 수집한다. 이는 수집 문화가 강한 일본의 특성하고도 관련 있다.

그래서 소니는 PS5에 집중하는 이용자들을 위한 기능을 강조하고 있다. 물리적 게임 타이틀에서 빠르게 게임을 불러오기 위해 초고속 반도체 저장장치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장착했고, 헤드폰으로 극장식 서라운드 음향을 즐길 수 있도록 템페스트 3D 오디오 기술을 탑재했다.

결국 MS는 라이트 유저를 겨냥해 저변 확대를 노리고 소니는 헤비 유저의 구매력에 집중하는 셈이다. 이렇게 되면 온라인 구독 모델과 독점 콘텐츠가 양 사의 싸움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MS 입장에서는 국내에서 SK텔레콤의 역할이, 소니 입장에서는 소니 월드와이드 스튜디오 등 게임 개발사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최연진 IT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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