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준 원내대변인 뒤늦게 유감 표시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이 16일 군 복무 특혜 의혹에 둘러싸인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27)씨를 엄호하려 안중근 의사를 끌어왔다가 논란이 거세지자 뒤늦게 사과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추 장관 아들 서씨에 대해 "'나라를 위해 몸을 바치는 것이 군인의 본분'(위국헌신군인본분·爲國獻身軍人本分)이라는 안중근 의사의 말을 몸소 실천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명확한 사실관계는 추 장관의 아들이 군인으로서 본분을 다하기 위해 복무 중 병가를 내고 무릎 수술을 받은 것"이라고 감쌌다.
박 원내대변인이 언급한 ‘위국헌신 군인본분’은 안 의사가 일제로부터 사형 선고를 받은 뒤, 중국 뤼순 감옥에서 남긴 마지막 글귀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독립운동가인 안 의사 발언에 논란의 중심에 있는 추 장관 아들 서씨를 적용시키는 것이 적절하느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윤봉길 의사의 장손녀인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서욱 국방부 장관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 도중 해당 소식을 접하고 "어떻게 감히 안중근 의사와 (추 장관 아들을) 비교할 수 있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의원은 질의 시작과 함께 "안중근 의사 이름이 가볍게 언급되는 것이 너무 마음이 아파서 정말 끝까지 하지 않으려고 했던 질의를 이 자리에서 참담한 마음으로 하겠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추 장관 아들이 위국헌신 군인본분의 아주 거룩한 일을 했다고 하는데 후보자의 생각은 어떤가"라고 물었다. 이에 서 후보자는 난처한 표정으로 "(군에) 갈 수 있으니까 갔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상기된 표정으로 발언을 하던 윤 의원은 서 후보자를 향해 "저의 절규를 거억해달라"고 당부하면서 질의를 마쳤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발끈했다. 안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여당에서 추 장관 아들이 '나라를 위해 몸을 바치는 것이 군인의 본분'이라는 안중근 의사 말씀을 몸소 실천했다고 한다"며 "지하에 계신 순국선열들께서 통탄하실 일"이라고 비판했다. 안 대표는 그러면서 "정말 막 나가도 너무 막 나가는 것이 아닌가"라며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순흥 안씨의 한 사람으로서 분명하게 말씀드린다. 망언을 거둬 들이고 안중근 의사를 욕되게 한 것에 대해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안 대표는 안 의사와 같은 순흥 안씨다.
논란이 확산되자 박 원내대변인은 언론에 문자 메시지를 보내 "오늘 대변인 논평에서 적절하지 않은 인용으로 물의를 일으켜 깊이 유감을 표한다"면서 "앞으로 좀 더 신중한 논평을 하겠다"고 머리를 숙였다. 논란이 된 논평도 안 의사 부분을 삭제하고 다시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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