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연, '경기 지역화폐' 겨냥했나… 이재명 지사, 학계와 '난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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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연, '경기 지역화폐' 겨냥했나… 이재명 지사, 학계와 '난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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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17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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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지사

지역화폐의 경제적 효과를 두고 국책연구기관과 이재명 경기도지사, 학계 사이에 난타전이 벌어지고 있다.

15일 국책연구기관인 한국조세재정연구원(조세연)이 "지역화폐의 경제적 효과가 크지 않다"는 보고서를 내놓은 뒤, 이 지사가 16일 "얼빠진 국책연구기관"이라고 조세연을 나무라자 이한상 고려대 교수 등은 "주요 대권후보가 학자를 탄압한다"고 다시 이 지사를 비판했다.

정부가 조세연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지방자치단체의 지역화폐 발행을 제한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지만, 정부는 일단 "과도한 추측"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지사가 불러 일으킨 '기본소득 논란'이 지역화폐로도 옮겨붙는 모양새다.

"이지사, 나만 옳다...오만" vs "조세연이 연구 왜곡"

앞서 조세연은 보고서를 통해 "지자체마다 적극 추진 중인 지역화폐가 지역경제를 살리기는커녕 연간 2,000억원 넘는 손실을 발생시킨다"고 분석했다.

이에 그간 지역화폐 발행을 적극 추진해 온 이 지사는 이날 "이재명 정책이라는 이유로 근거 없이 비방하는 것이 과연 국책연구기관으로서 온당한 태도인지 묻는다"며 조세연을 정면 비판했다. 이 지사는 "지역화폐는 골목상권을 살리고 국민 연대감을 제고하는 최고의 국민체감 경제정책"이라며, 조세연을 “근거 없이 정부 정책을 때리는 얼빠진 국책연구기관"이라고 원색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경기도 산하 씽크탱크인 경기연구원(경기연)도 이 지사를 두둔하고 나섰다. 경기연은 "지역화폐는 작년부터 본격 사용됐는데 조세연은 2018년 이전 자료로 분석하는 등 부실한 자료로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조세연을 정면 겨냥했다.

이 지사와 경기연의 잇단 반박에 조세연은 공식 반응을 자제하고 있다. 다만 "이재명 정책이라는 이유로 근거 없이 비방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전했다. 보고서를 쓴 송경호 조세연 박사는 "국책연구기관이 특정 정치인의 정책을 겨냥해 연구를 할 필요는 없다"며 "경기연의 주장도 반박할 자료가 있지만, 논란이 더 확산될 수 있어 대응을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계에서도 이 지사의 발언을 문제삼는 목소리가 다수 나왔다. 이한상 고려대 교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국책연구기관 보고서가 아니어도 지역화폐가 최선의 대안이 아니라는 것은 경제활동을 하는 성인은 다 알 수 있다"며 " 주요 대권후보라는 분이 학자를 탄압하는 발언을 하고, 나만 옳다는 식으로 나서는 것은 오만"이라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문제점 중 하나가 경제를 전혀 모른다는 것이라면, 이재명 지사의 가장 큰 문제점은 자신이 경제를 잘 안다는 과도한 자기확신인 것 같다"고도 꼬집었다.

김두얼 명지대 교수도 "이 지사는 조세연 연구 결과를 `근거 없다`고 비난하면서, 정작 지역화폐가 좋은 이유에 대해선 역시 근거 없이 `주지의 사실`이라고만 주장한다"고 적었다.

조세연, 이재명 정책 겨냥? 정부 "억측"

정치권 등에서는 조세연이 지방화폐의 경제효과를 분석하면서 정부 산하기관(소상공인진흥공단)이 발행하는 `온누리상품권`의 효과는 인정한 것이 논란의 발단이 됐다고 보고 있다. 온누리상품권은 지역 구분 없이 전국 전통시장 등에서 사용할 수 있어 지역화폐와는 차이가 있다.

이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화폐보다는 중앙정부의 온누리상품권 장점이 크다는 뜻으로, 향후 정부가 경제성을 이유로 경기도 등 지방자치단체의 과도한 지역화폐 발행에 제동을 거는 이론적 근거가 될 수 있다. 국책연구기관이 이재명 지사의 주요 정책을 콕 집어 딴지를 걸고 나섰다는 해석이 정치권 안팎에서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정부 역시 내년도 지역화폐 발행 예산을 기존 3조원에서 15조원으로 크게 늘린터라, 조세연 연구가 이재명 정책을 겨냥했다고 보는 것은 무리라는 반론도 많다. 정부 관계자는 "경제 정책을 수립하기 전 국책연구기관의 연구 결과를 활용하기도 하지만 모든 사례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국책연구기관의 연구도 정부 정책 수립외 다양한 목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이를 무조건 정부 정책 방향과 연결하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고 말했다.

송경호 박사도 "이번 연구는 자체 발굴한 프로젝트라 정부 정책 결정과 크게 상관이 없다"며 "발표 시점이 민감하단 지적이 있는데, 연구도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되서 지금 발표된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세종= 민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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