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 또는 모친의 공소사실과 관련 있다는 이유
아들 조씨 "나도 언제 기소될지 몰라 불안한 상황"
검찰 "병역회피 목적 허위인턴 아닌가" 질문 공세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인턴 확인서를 허위 발급해 준 혐의를 받는 최강욱(52) 열린민주당 대표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정경심(58) 교수와 아들 조모(23)씨가 100분 동안 증언거부권을 행사했다. 정 교수로선 본인, 조씨 입장에선 모친의 공소사실과 관련이 있다는 이유였다. 검찰은 그러나 “(조씨의) 병역문제로 대학원 진학이 급해 허위 인턴 경력을 만든 게 아니냐”라며 질문 공세를 퍼부었다.
정 교수 모자는 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 정종건 판사의 심리로 열린 최 대표의 공판에 허위 인턴 확인서 발급의 핵심 증인으로 나왔다. 최 대표는 법무법인 청맥 변호사 시절이던 2017년 10월 조씨에게 “매주 2회씩 총 16시간 동안 인턴활동을 했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허위 발급해 준 혐의로 기소됐다.
먼저 법정에 선 정 교수는 증인 선서 직후 “전면적으로 증언을 거부하려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판부는 “개별 질문마다 증언거부권을 행사하라”고 했고, 정 교수는 1시간 동안 이어진 검사의 질문에 “진술하지 않겠다”는 답변을 반복했다. 형사소송법 148조는 본인 또는 친족이 유죄 판결을 받을 염려가 있는 경우 증언을 거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앞서 조 전 장관도 정 교수 재판의 증인으로 출석해 “형사소송법 148조를 따르겠다”며 300회 이상 법정 진술을 거부한 바 있다.
정 교수에 이어 출석한 조씨도 40분 내내 증언거부 의사를 표했다. 특히 그는 “검찰에서 참고인 조사를 먼저 받았는데, 그 이후 검찰이 제게 피의자의 권리를 고지했다”며 “언제 기소될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인 데다, 제 증언이 어머니 재판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사유를 설명했다.
이 같은 증언 거부에도 불구, 검찰은 아랑곳없이 질문을 이어갔다. 인턴확인서 발급 당시 군 입대를 미루고자 대학원 진학이 급했던 게 아닌지, 인턴 활동을 했던 게 사실인지, 조 전 장관 부부가 직접 아들의 인턴확인서를 위조했던 건 아닌지 등을 캐물었다. 조 전 장관이 정 교수에게 조씨의 지리학과 편입을 제안하는 내용의 문자메시지까지 공개하며 “병역문제에 가족의 관심이 쏠려 있지 않았느냐”고 추궁하기도 했다.
최 대표 측은 정 교수 모자의 증언거부권을 존중하겠다며 반대신문을 생략했다. 다만 검찰의 주(主)신문 도중 조씨의 병역문제나, 2018년 청맥 인턴확인서 발급 경위 등과 관련해선 “피고인의 공소사실과 관련이 없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해당 인턴 확인서에 대해 최 대표 측은 “발급한 적이 없고, 모르는 문서”라고 했고, 검찰은 “그렇다면 조 전 장관 부부가 위조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