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외교ㆍ통일ㆍ안보 분야 대정부질문 답변]
“의원님이 저를 단정하고 낙인 찍는 것을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15일 국회 본회의장 국무위원석에 선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 외교ㆍ통일ㆍ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박진 국민의힘 의원이 이 장관에게 사상 공격을 가했기 때문이다. 박 의원은 이 장관이 "80년대 운동권 출신"이라는 점을 문제 삼았다. 박 의원은 이 장관을 두고 "북한 중심주의적 사고"와 "반미 자주 시각"을 지닌 채 한미 동맹과 남북 관계라는 난제를 어떻게 끌고 갈 것인지를 연거푸 질의했다. 이 장관은 1987년 고려대 총학생회장과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1기 의장을 지냈다.
박 의원은 “장관의 북한 중심주의적 사고로 균형잡힌 통일 정책을 어떻게 추진하겠느냐”고 물었다. 이 장관은 “제가 북한에 편향돼 있다고 말씀하시는 건 굉장히 모욕적이다"라고 응수했다. 박 의원이 “한미 동맹과 국제 공조를 도외시하고 모든 것을 북한에 올인한 1980년대 반미 자주 시각을 버리지 못하지 않았느냐”며 공격 수위를 높였다. 이 장관은 “그 인식을 그대로 가지고 장관직을 수행하는 게 아니다”라고 답했다.
박 의원의 '낙인 찍기'를 조목조목 반박한 이 장관의 목소리는 간간이 흔들렸다. 이 장관은 “1980년대 평화통일 운동을 한 것은 사실이며, 미국에 대해 좀더 급진적이고 비판적인 의식을 가졌던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그러나 제 생각엔 변화 과정이 있었다"며 "(현재는) 한미 동맹을 근간으로 중국과도 우호적 관계 형성을 위해 노력하는 우리 정부 기본 노선에 충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이 장관이 지난 2일 진보 성향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의 이홍정 총무와 만나 “한미 관계가 어느 시점에선 군사 동맹과 냉전 동맹을 탈피해 평화 동맹으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발언한 것도 지적했다. “한미 동맹에서 군대를 뺀 평화 동맹은 자살행위나 다름없다"며 이 장관을 몰아붙였다.
이 장관은 “한미 동맹이 군사 동맹을 넘어 어느 시점엔가 평화 동맹으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란 취지였다"며 “우리 안에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대한 공동의 가치가 있기 때문에 평화 동맹으로 더 전진할 수 있는 근거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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