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활주로서 회항해 모자 '강제 하차'
"먹거나 약을 먹을 때 어느 정도 융통성은 필요하다"
미국의 한 항공사가 기내에서 간식을 먹기 위해 마스크를 내린 2세 아기와 엄마를 강제 하차시켜 논란이 일고 있다.
시카고에 사는 조디 데그얀스키(34)는 지난 12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에서 시카고행 사우스웨스트항공 비행기에 탑승했다가 아들이 마스크를 벗었다는 이유로 함께 하차 조치를 당했다고 시카고 언론이 14일 보도했다.
데그얀스키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비행기 이륙 전 아들이 간식을 먹기 위해 마스크를 턱 아래로 내렸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아들이 마스크를 내린 직후 승무원이 다가와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주의를 주었고, 데그얀스키가 바로 아들에게 마스크를 씌웠지만 보안요원들이 다가와 하차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행기는 활주로로 이동하던 중 탑승게이트로 되돌아갔다. 데그얀스키는 보안요원들에 이끌려 아들과 함께 비행기에서 내렸다.
그는 "나로 인해 항공기가 회항하고, 보안요원들에 이끌려 강제 하차하는 과정이 너무 굴욕적이었다"며 "당일 시카고로 돌아오는 사우스웨스트항공 직항편이 없어 600달러(약 70만원)를 내고 아메리칸항공 표를 다시 사야 했다"고 전했다.
이어 "마스크 착용 의무화 규정과 절차에는 기본적으로 동의한다"면서도 "아들은 겨우 두 살이다. 먹고 마시거나 약을 먹을 때 어느 정도 융통성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할 수 없는 곳의 경우 2세 이상이면 누구나 코와 입을 가릴 수 있는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에 몇몇 항공사들은 승객과 승무원 모두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하도록하는 규정을 시행 중이다.
그러나 최근 마스크 착용에 익숙지 않은 아기를 둔 가족이 항공사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어겨 강제하차를 당하는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저가 항공사 제트블루 비행기에 탑승한 한 가족은 두 살 딸이 마스크를 벗는 바람에 가족 모두가 비행기에서 내려야 했다. 이날 승무원에게 항의하는 과정에서 이 가족을 가장 두둔했던 다른 가족까지 비행기에서 강제로 하차했다.
사우스웨스트항공도 지난달 텍사스주 미들랜드 공항에서 세 살 자폐아가 마스크 착용을 거부한다는 이유로 아이와 아이엄마를 하차시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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