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반도체 연간 수출액의 10% 차지
삼성전자, 화웨이 제재에 반사이익 얻을 수도
우리나라의 대중(對中) 반도체 연간 수출액 중 10%는 중국 최대 통신기업인 화웨이(華爲)에게 돌아간 것으로 집계됐다. 화웨이가 미국 정부의 제재로 15일부터 반도체 부품 구입을 못하게 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피해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날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반도체 수출량은 939억3만달러(약 112조원)을 기록했다. 국내 기업들은 이 가운데 화웨이에 대한 수출금지 조치로 약 10% 수준인 연간 10조원의 손실을 입을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우리나라의 올해 1~7월 반도체 수출액(547억4,000만달러) 중 41.1%(224억8,900만달러)를 중국이 차지, 미국의 제재가 화웨이를 시작으로 관련 중국 반도체 기업으로 확산될 경우 피해가 증폭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우리 수출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섣불리 예측하기는 어렵다"면서 "우리 업계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영향은 달라질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는 일본과 대만에도 악재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 대만 등 3국이 화웨이로 수출하는 연간 반도체 부품 액은 28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협 관계자는 “일본 소니는 화웨이에 공급하는 스마트폰용 화상센서가 가장 큰 매출 비중을 차지한다”며 “소니는 미국 정부에 화웨이에 대한 화상센서 수출허가 신청을 할 예정이고, 우리나라의 SK하이닉스도 허가신청을 포함한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웨이는 대책으로 중국산 반도체 개발을 서두르고 있지만, 미국은 이마저도 봉쇄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미 국방성은 중국 정부가 지원하는 자국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중신궈지(中芯國際ㆍSMIC)와 미국 기업 간 거래를 금지할 방침이다. 화웨이는 SMIC에 반도체 위탁 생산을 늘릴 예정인데, SMIC도 미국의 반도체 제조기술에 의존해 미국 기업과 거래가 중지되면 SMIC도 반도체를 생산할 수 없게 된다.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화웨이 제재로 반사이익을 얻을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화웨이 스마트폰 판매량이 오포, 샤오미 등 미국의 제제를 받지 않는 다른 중국 업체나 삼성전자로 옮겨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 매출 중 10% 이상을 화웨이가 차지하고 있어 타격이 불가피하다"면서도 "삼성전자는 통신장비 시장 등 반도체 외의 분야에서 화웨이의 부진에 따른 점유율 반등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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