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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이 '배달비' 용어 설명 나선 이유… "우리가 버는 돈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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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이 '배달비' 용어 설명 나선 이유… "우리가 버는 돈 아냐"

입력
2020.09.15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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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비 인상 논란에 배달 비용 구조 안내
"배달비는 배달대행업체가 결정"?
상승 주체 명확히 해 수수료 논란과 선긋기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인근에서 배달 라이더들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인근에서 배달 라이더들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달의민족(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 15일 '배달비'라는 업계 용어를 설명하는 자료를 배포했다. "음식 주문과 배달 비즈니스 생태계 이해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라는 게 표면상 이유다. 하지만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배달 주문 폭증과 배달 수수료 인상 논란이 배경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배달 비용 상승의 원인은 배달 주문 앱이 아니라 배달대행업체에 있다는 점을 알려 수수료 논란에 묶이는 것을 경계하는 의도로 해석된다.

"배달 주문 앱과 배달대행은 별개"

배민 설명에 따르면 배달 거래는 배민, 요기요, 쿠팡이츠, 위메프오, 배달통, 띵동 등 배달 주문 앱을 통한 음식 주문으로 시작된다. 앱에 접수된 주문을 주문자에게 운반해주는 역할은 배달대행업체가 맡는다. 생각대로, 바로고, 부릉 등이 배달대행업체다. 보통 음식을 나르는 배달원들은 자영업자 신분으로 배달대행업체와 계약을 맺는다.

가게 점주가 직접 배달을 하거나 배달원을 고용하는 경우도 있다. 이 외에 배달주문 앱이 배달원과 직접 계약을 맺기도 한다. 배민라이더스, 배민커넥터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직접 계약 배달원 비중은 다 다른데, 배민의 경우 3,000여명으로 전체 배민 주문의 3~5%에 불과하다. 사실상 대부분의 배달은 업주가 계약한 배달대행업체 배달원들이 수행한다.

배민커넥터가 자전거로 배달하고 있는 모습. 우아한형제들 제공

배민커넥터가 자전거로 배달하고 있는 모습. 우아한형제들 제공


소비자 돈+점주 돈=배달비→배달대행업체로

배달비는 배달원이 얻는 수입이고, 음식을 주문한 소비자가 부담하는 금액과 식당 업주가 부담하는 금액으로 구성된다. 크게 보면 소비자와 업주가 내는 배달비가 배달대행업체를 거쳐 배달원에게 지급되는 구조다.

배민의 경우 소비자가 내는 배달비는 '배달팁'이라고 앱에 표시하고 요기요는 '배달요금', 쿠팡이츠는 '배달비'로 표현한다. 배민 배달팁은 치킨 한 마리를 시킬 때 2,000원~3,000원 정도 붙는다. 배달팁을 얼마로 할지는 배민 입점 업주가 주문금액이나 거리, 경영 환경 등에 따라 직접 결정한다.

식당 업주가 내는 배달비는 계약한 배달대행업체의 배달대행료 운영 정책에 따라 결정된다. 예를 들어 A 업주가 B 대행업체와 배달 건당 5,000원으로 계약을 맺었다면, A 업주는 본인이 부담 가능한 수준을 고려해 소비자가 낼 배달팁을 정한다. 본인이 3,000원을 낼 수 있는 환경이라면 소비자에겐 2,000원을 받아 5,000원을 대행업체로 전달한다고 이해하면 된다.

여기에서 배민이 강조하고 싶은 건 배달비에 배민이 관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배민 측은 "고객 부담 배달팁이든, 업주 부담 배달대행료든 배민이 결정하거나 수취하는 금액이 아니다"며 "배달비는 배달대행업체가 결정하게 되고 이 가운데 식당이 얼마를 부담하겠다고 하느냐에 따라 소비자 부담 배달비가 정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에서 '배달수수료 인상'이란 표현이 사용되는 것에 대해서도 "용어가 정확하지 않다"며 "배달을 한 건 수행하는 데 따라 배달원이 얻는 소득은 건당 정해진 액수이지 특정 수수료율에 따라 배달비가 달라지는 게 아니다"고 덧붙였다.

배민라이더스 배달비는? "배민도 같이 부담"

그렇다면 배민과 직접 계약한 배달원 수익 배분 방식은 어떨까. 배민은 "이 경우에도 배민이 수취하는 배달비는 없다"고 강조했다.

배달의민족과 계약한 배달원들 배민라이더스가 사용하는 오토바이. 뉴스1

배달의민족과 계약한 배달원들 배민라이더스가 사용하는 오토바이. 뉴스1


현재 서울과 수도권 배민라이더스 배달비의 경우 △500m 이내는 3,000원 △500m~1.5㎞ 3,500원이다. 1.5㎞를 초과하면 500m당 500원씩 할증된다. 도보로 배달하는 배민커넥터 배달비는 500m 이하가 2,900원, 500m 초과 시 100m당 100원 할증된다. 이 배달비에 대해 업주가 지불할 금액을 정하면 나머지 금액을 소비자가 내게 된다.

여기에 배민 측이 배달원 수입 보전 차원에서 추가로 지불하는 금액이 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점심과 저녁 피크타임이나 폭우 등 악천후로 활동 가능한 배달원 수가 줄고 주문량이 증가할 경우 배민이 별도의 격려비를 지원한다는 것이다.

배민 관계자는 "2019년 데이터를 보면 배민라이더스 건마다 고객이 부담하는 평균 2,000원의 배달팁에 건당 1,000원의 배달료를 배민이 보탰고 이 금액은 배달원들의 수입으로 돌아갔다"고 밝혔다. 배민라이더스 배달 건수가 늘어나면 배민의 배달료 지출도 늘어난다는 설명이다.

배민의 설명을 종합해 보면, 배달비를 결정하는 주체는 배달 주문 앱이 아니라 배달대행업체다. 배달대행업체가 배달대행료를 올리면 업주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배달비를 같이 부담하는 소비자가 내는 돈 역시 늘어날 수 있다. 배민은 배달료가 아니라 음식 주문 값에 대한 수수료나 가게 노출 수수료가 주요 수입원이다. 이번 설명 자료를 통해 배민은 배달 중개 비용에 관여하지 않기 때문에 최근 불거진 배달료 인상과 배민은 관계가 없다는 뜻을 확실히 밝힌 셈이다.

맹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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