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KIA는 5할에 못 미치는 승률(0.486ㆍ70승 74패)로 5위에 올라 '가을 잔치'에 나갔다. 2014년 LG는 0.492의 승률(62승 2무 64패)로도 4위에 올라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중하위권의 전력 차가 크지 않아 빚어진 승률 '디플레이션' 현상이었다.
반대로 지난 시즌엔 KT가 5할 승률(71승 2무 71패)로도 6위에 그쳤다. 역대 5할 승률 팀의 가장 낮은 순위였다. 그런데 올 시즌엔 지난해를 능가하는 '역대급' 승률 인플레이션 조짐이 일고 있다. 시즌 100패를 걱정해야 하는 꼴찌 한화와 '꼴찌급' 9위를 기록 중인 SK의 동반 부진 때문이다. 한화는 2할대 승률(0.279ㆍ29승 2무 75패)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SK도 3할대(0.336ㆍ36승 1무 71패)에 불과하다. KBO리그 역대 3할5푼대 미만 승률 팀이 2개나 나온 시즌은 1986년 청보(0.302ㆍ32승 2무 74패)와 빙그레(0.290ㆍ31승 1무 76패1무)가 유일하다. 그 해 삼성과 해태가 6할4푼대 이상 고공 비행을 하며 지금처럼 극심한 순위 양극화 현상이 일어났다.
14일까지 무려 7개 팀이 5할 이상의 승률을 거두고 있다. 1위 NC(60승 3무 40패)부터 5위 KT(58승 1무 46패)까지는 단 4경기 차, 6위 KIA(56승 47패)까지도 5.5경기 차에 불과하다. '2약'을 제물로 삼아 유례 없는 초박빙의 상위권 전쟁이 벌어지면서 최초로 '5할 승률 7위 팀'이 나올 가능성도 생겼다. 현재 7위 롯데의 승률이 0.510(52승 1무 50패)이다. 그렇게 되면 5할 승률로 가을 잔치에 실패하는 복수의 팀이 나오고 이 역시 최초가 된다. 극단적인 순위 양극화는 시즌 말미로 갈수록 더 심해지기 마련이다. 뚜렷한 전력 보강책이 없는 하위 팀들은 경기를 거듭할수록 순위도 고착화돼 상위 팀들 승수 쌓기의 제물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 동안 5할 승률은 포스트시즌 진출을 어느 정도 담보했다. 5할 승률로도 '가을 야구'를 하지 못한 건 8개 구단 체제가 시작된 지난 1991년 이후 지난해까지 27시즌(1999~2000년 양대리그 제외) 동안 총 8차례 있었다. 확률로 따지면 29.6%로 드문 경우였다. 그래서 현장의 사령탑들은 장단기 목표를 무난하게 '5할 승률'로 잡는다. 하지만 올해는 그 심리적 마지노선이 사라진 셈이다. KIA는 0.544의 승률로도 5위권 진입에 애를 먹고 있다. 야구 전문가들은 올 시즌엔 0.550은 넘어야 포스트시즌 진출 안정권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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