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구청, S사 기부 후 민원처리 늑장
답답한 주민들 대구시 감사실에 항의
대형 건설사인 S건설의 주상복합 신축공사가 한창인 대구 중구 한 건설현장. 공사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 2월쯤 시행사는 구청에 해마다 3,000만원씩 3년간 총 9,000만원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터파기 등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되면서 현장 주변 주택과 상가에는 공사 소음과 진동, 건물 균열, 파손 피해를 호소하는 민원이 빗발쳤다.
S건설은 소음 초과로 두 차례 과태료 180만원을 냈다. 또 공사 시간이 조정되고 방음벽 높이도 기존 4m에서 10m로 보강됐다. 하지만 건물 벽에 금이 가거나 지반침하로 보이는 현상까지 발생하는 등 주민들의 고통은 여전했다. 지금까지 소음과 진동으로 접수된 민원이 95건에 달할 정도다.
하지만 주민들은 S건설보다 중구청에 불만이 더 많다. 불면증에 공황장애까지 겪는 주민들은 구청에 피해를 호소했지만, "진동 측정기가 없어 측정할 수 없다"는 황당한 답변을 들어야 했다. 또 동네 상가를 대신해 민원을 제기한 상인은 악성 민원인 취급을 받았다.
참다 못한 주민들은 시공업체를 상대로 법원에 공사중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해당 현장의 민원은 중구청이 아닌 대구시청 감사실이 직접 맡게 됐다.
S건설이 짓는 대구의 또 다른 현장도 1년 전 이와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당시 달서구에서 주상복합 신축공사를 진행, 현장 주변에는 소음과 진동으로 항의가 폭주했다. 하지만 구청이 민원 해결에 적극 나서지 않아 원성을 샀다. 이곳 역시 공사가 시작되기 전 시행사가 해당 구청에 연 3,000만원씩 3년간 9,000만원을 기탁하기로 약속했다.
S건설이 공사를 하는 곳마다 유사한 일이 벌어지자, 주민들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한 피해 주민은 "기부를 받았기 때문에 민원에 눈감는 것 아니겠냐"며 "소음과 진동 때문에 얻는 정신적 고통을 말로 다 할 수 없는데 고작 9,000만원에 건설사 편을 드는 것 같아 화가 난다"고 말했다.
구청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는데도 주민들이 잘못 알고 있다면 오해를 푸는 방법은 딱 하나뿐이다. 지금이라도 민원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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