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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지하차도 참사는 '인재'…시장 권한대행 대응 조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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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지하차도 참사는 '인재'…시장 권한대행 대응 조치 없었다

입력
2020.09.14 17:06
수정
2020.09.14 17:58
0 0

경찰, 변성완 대권대행 직무유기 혐의 검찰에 송치?
동구 부구청장 등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 적용
?“부실한 시설 관리와 안이한 재난 대응에 따른 인재”


부산경찰청 수사전담팀이 14일 오후 부산지방경찰청에서 지난 7월 23일 발생한 부산 동구 초량 제1지하차도 침수 참사 관련 수사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이 사고로 차량 6대가 침수됐으며, 운전자 등 3명이 사망하고 4명이 상해를 입었다. 뉴스1

부산경찰청 수사전담팀이 14일 오후 부산지방경찰청에서 지난 7월 23일 발생한 부산 동구 초량 제1지하차도 침수 참사 관련 수사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이 사고로 차량 6대가 침수됐으며, 운전자 등 3명이 사망하고 4명이 상해를 입었다. 뉴스1


지난 7월 폭우로 3명이 숨진 부산 지하차도 사고 당시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이 기본적인 재난 대응 조치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해당 사고와 관련해 변 권한대행을 직무유기 혐의로 검찰에 넘기기로 했다.

부산경찰청 수사전담팀은 부산시 재난대응 총괄 책임자인데도 불구하고 초량 제1지하차도 사고 상황을 보고 받고 구체적인 지시를 하지 않는 등 직무유기를 한 혐의로 변 권한 대행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변 권한대행은 부산에 호우경보가 내려진 지난 7월 23일 밤 술에 취해 시청으로 복귀하지 않고 귀가, 지하차도에서 3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는 보고를 받고도 별다른 대응 조치 없이 잠을 잔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당시 초량 제1지하차도에서 차량 6대가 순식간에 불어난 물에 잠기면서 3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7월 23일 밤 폭우가 쏟아지면서 부산역 인근 초량 제1지하차도가 물에 잠긴 모습. 당시 이 사고로 3명이 숨졌다. 부산경찰청 제공

지난 7월 23일 밤 폭우가 쏟아지면서 부산역 인근 초량 제1지하차도가 물에 잠긴 모습. 당시 이 사고로 3명이 숨졌다. 부산경찰청 제공


경찰 조사 결과 변 권한대행은 재난 상황이 벌어져 3명 이상이 사망할 경우 ‘재난대응 매뉴얼’에 따라 개최해야 하는 상황판단회의를 열지 않았을 뿐 아니라 구ㆍ군 재난현장통합지휘본부 설치를 지시 또는 검토해야 하는데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외에도 긴급구조통제단현장지휘소 설치 지시, 사상자 관리 특별 지시 등 10여 가지의 재난 대응 임무를 수행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재난 상황 시 변 권한대행은 시 재난안전대책본부장으로서 매뉴얼상의 이 같은 임무를 실시해야 한다.

이 같은 대응은 사고 발생 30분 이내에서 2시간 이내 사이에 모두 진행돼야 했지만, 변 권한대행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사망 사고 관련 보고를 전화로 받고도 이후 아무런 지시를 내리지 않고 다음 날 오전까지 잠을 잤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자체장이 재해사고와 관련해 직무유기 혐의로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상황판단회의서를 허위로 작성한 부산시 재난대응팀 담당자를 허위 공문서 작성ㆍ행사 혐의로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할 예정이다. 경찰은 변 권한대행이 상황판단회의 개최 등을 포함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는데도 상황판단회의가 열린 것처럼 허위 회의록을 만든 것으로 판단했다.

또 14일 지하차도 시설관리 등 재난 대응과 관련한 책임이 있는 부산 동구 부구청장과 담당 부서 공무원 4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와 하지도 않은 상황판단회의를 한 것처럼 허위 회의기록을 만든 혐의 등으로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다. 지하차도 시설관리를 맡고 있던 이들 공무원은 배수로, 전광판 등 재난대비시설을 부실하게 관리했고, 침수 여부를 감시하거나 사전에 지하차도를 통제하지 않은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경찰은 “지하차도 침수 원인이 많은 양의 빗물 유입, 배수량 저하, 기록적인 폭우로 볼 수 있지만 사망사고 발생 경위는 부실한 차량통제 관련 시설 관리와 안이한 재난 대응에 따른 인재”라고 말했다.

권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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