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 "함께 점심, 커피 한잔 소중함 깨달아"
야간 영업 제한됐던 술집도 저녁 시간에 '북적'
"불과 몇 주 전까지 당연했던 점심시간이었는데, 다시 누리게 되니 감회가 새롭네요."
14일 오전 11시30분을 넘어서자 서울 종로구 인근 식당가에는 점심 식사를 하러 나온 직장인들이 삼삼오오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매장 내부 의자들이 뒤집어져 있던 프랜차이즈 카페 매장에도 모처럼 손님들이 들어찼다. 이날 팀원들과 함께 점심 식사를 하러 나왔다는 직장인 A(45)씨는 "2주 내내 기다렸던 점심 팀 회식이 오늘 드디어 성사됐다"며 상기된 표정을 드러냈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2단계로 완화한 후 첫 출근일인 이날, 오피스 빌딩이 모인 서울 중심가 인근 음식점과 카페 등은 모처럼 활기를 띠었다. 재택근무를 하던 이들 중 일부가 출근 인력으로 복귀하는 동시, 프랜차이즈 카페들의 운영 제한까지 풀리면서 생겨난 풍경이다. 저녁 시간대 역시 2차를 가려는 직장인들이 시내 술집으로 몰리면서 지난주보다 사람들로 붐볐다.
일부 회사가 재택근무 체제를 종료하면서 이날 아침 대중교통은 여느 월요일 출근길답게 인파가 늘었다. 이날 지하철 5호선을 타고 출근한 직장인 이모(30)씨는 "지난 2주간 부모님 차를 타고 출근했는데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소식에 다시 지하철을 탔다"며 "조금이나마 일상을 되찾은 듯해 지옥철마저 반갑다"고 말했다. 이날 버스를 타고 여의도로 출근한 직장인 조모(26)씨는 "재택근무를 끝내고 오늘부터 출근하는데 버스에 사람들이 꽤 많은 걸 보니 나같은 직장인이 많아진 듯하다"고 말했다.
낮 12시가 가까워지면서 식당가 역시 조금씩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광화문역 인근에서 김치찌개집을 운영하는 B(55)씨는 "점심시간에 10인분 넘게 판 건 몇 주만에 처음"이라며 "아직 사회적 거리두기 이전 수준으로까지 매출이 정상화되려면 한참 멀었지만 오늘이 회복의 시작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낙관했다.
이용 제한 조치가 풀린 프랜차이즈 카페 매장은 하루 만에 만석이 됐다. 서울 송파구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 측은 "점심시간인 낮12시부터 오후 1시까지 한 시간 만에 손님 100여명이 다녀갔다"며 "사용 가능 좌석 30여개가 가득 찼다"고 설명했다. 카페에는 동료들과 오랜만에 여유를 즐기러 나온 직장인들이 주로 자리를 채웠다. 직장인 김수원(31)씨는 "카페에서 쉬다 가야 오후에도 일이 잘되는데 다시 카페가 문을 열고 북적이는 걸 보니 다행"이라고 말했다.
저녁 시간대가 되자 야간 영업 제한이 풀린 서울 시내 호프집 등에는 퇴근한 직장인들이 2차를 즐기러 모여들기 시작했다. 종로구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김모(41)씨는 "가게 문을 다시 열면서도 손님들이 매장을 찾을지 반신반의했는데 오후 8시쯤 되자 40개 자리 중 절반 정도가 찼다"며 안도했다.
앞서 13일 정부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를 27일까지 2주간 2단계로 완화한다고 밝혔다. 다만 추석ㆍ개천절ㆍ한글날 등이 낀 연휴 기간에 코로나19가 확산할 위험성을 고려해 28일부터 다음 달 11일까지는 특별방역기간으로 설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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