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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열 광주환경공단 이사장이 거짓해명의 늪에 빠졌다. 지난 6월 치러진 상반기 신규 직원 공개 채용을 둘러싼 공정성 논란을 두고서다. 김 이사장이 자신과 특수관계인 공단 기술자문위원을 제척하지 않고 외부 면접위원으로 참여시켰는데, 이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잦은 말 바꾸기와 거짓말로 되레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는 것이다.
김 이사장은 이달 초 공단 기술자문위원 A씨가 6월 11일 실시된 면접시험에서 외부 면접위원으로 참여한 사실이 알려지자 "자신과는 아무 관계 없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A씨는 김 이사장이 환경단체 상임이사와 대표로 활동할 당시 그 밑에서 사무처장 등으로 10년 넘게 함께 활동했고, 현재 이 단체 상임이사를 맡고 있다. A씨는 지난 4월 광주시가 산하 공공기관 통합채용 방침에 따라 외부 인사들로 구성한 면접위원 인력풀에 포함됐는데, 당시 A씨를 시에 추천한 것도 공단이었다. 김 이사장은 이에 대해 한 언론에 “시에서 면접 당일 통보한 외부 면접위원 명단을 보고 A씨가 포함된 것을 알았다. A씨를 면접위원에서 제척하거나 회피해야 한다는 생각을 미처 못했다”고 밝혀 논란의 단초를 제공했다.
그러나 시가 A씨 등 외부 면접위원 추천 명단(3명)을 공단에 문서로 통보한 건 면접시험 이틀 전인 6월 9일이었다. 그런데도 인사부서 간부는 김 이사장과 입을 맞춘 듯 "면접 당일 외부 면접위원 명단을 통보받았다"고 거짓말을 했다. 더구나 공단 관계자가 명단을 통보받은 직후 A씨를 면접위원에서 제척ㆍ기피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시에 문제 제기를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터였다. 김 이사장이 정말 몰랐을까 하는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그러자 김 이사장은 말을 바꿨다. 그는 이달 8일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면접 당일 면접위원들이 내 방에 와서 인사를 하고 갔는데, 그때 (A씨를)보고 A씨가 면접위원인 것을 알았다. 그 전엔 몰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이사장은 "그날 면접위원들이 늦게 오신 분들이 많아서 들쭉날쭉 찾아왔다"고 당시 상황을 상당히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하지만 이 말 역시 거짓이었다. 복수의 면접위원들은 "면접을 시작하기 전에 면접위원들이 상임이사실에 가서 상임이사와 차를 마시면서 서로 인사를 나눴는데, 그 자리에 김 이사장은 없었다", "그날 상임이사가 '김 이사장은 (외부)일 때문에 자리를 비워서 제가 대신 인사를 한다'며 '면접심사를 잘 해달라'고 했다"고 반박했다.
이처럼 직원 채용과 관련된 김 이사장 등의 발언이 거짓으로 확인되면서 공단 안팎에선 "도대체 공단 측이 뭘 숨기려고 하는지 모르겠다"는 비판이 나온다. 여기에 필기시험을 꼴등으로 통과했다가 면접시험에서 1등을 차지해 최종 합격한 응시자가 광주시 간부의 친척이라는 소문까지 흘러나오면서 의혹이 확대재생산되는 모양새다.
공단의 한 직원은 "공단 측이 외부 면접위원 위촉 등을 놓고 진실을 자꾸 감추려고 하다 보니 결국 의혹만 커지는 게 아니겠느냐"며 "지금이라도 광주시와 공단이 직원 채용과 관련해 제기되는 의혹과 진실을 제대로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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