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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그러진 秋 “아들 일로 전화ㆍ지시 안 해… 늘 역할 못한 엄마” 울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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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그러진 秋 “아들 일로 전화ㆍ지시 안 해… 늘 역할 못한 엄마” 울컥

입력
2020.09.15 04:3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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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난타전’ 이뤄진 대정부질문
“소설 쓰시네” 발언 “독백, 상당히 죄송”
보좌관 민원 전화 “알지 못하는 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14일 아들의 군 생활 특혜를 위해 국방부 민원실에 전화를 걸었다는 의혹을 정면 부인했다. 추 장관측 인사가 아들 군 부대에 전화를 걸었다는 의혹에도 “(전화를) 시킨 일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한 추 장관은 의혹 일체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다만 평소의 거침없는 화법과 날카로운 태도는 보이지 않았다. 진행 중인 검찰 수사를 염두에 둔 듯, 연신 높아지는 언성을 억누르며 물러서는 듯한 낮은 자세를 취했다. 논란을 부른 “소설 쓰시네” 발언도 사과했다.

"당직사병 제보, 오해이거나 억측일 것"

이날 대정부질문은 ‘추미애 대전’을 방불케 했다. 야당 의원들은 아들의 황제 휴가와 통역병 선발 민원 등을 고리로 맹공을 퍼부었다. 추 장관 부부가 국방부에 직접 민원을 넣었다는 의혹에 대해 추 장관은 “제가 국방부 민원실에 전화한 바가 없다”며 “보좌관에게도 제가 지시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보좌관이 국방부 쪽에 전화한 것인지에 대해선 “확인해 보지 않았고 확인하고 싶지 않다”고했다. 남편 등 다른 가족이 전화 당사자일 가능성에 대해선 “상상할 수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지금 (옛 보좌관 등과) 접촉해 (사실관계를 제가) 확인한다면 오히려 오해를 낳을 것”이라고 했다.

국방부와 청탁 목적의 접촉이 있었다는 관련 증언들은 대체로 오해에서 기인한다고 추 장관은 설명했다. 추 장관은 “굳이 청탁할 이유가 없었다"고 했다. 제보자로 나선 당직사병에 대해 “일방적으로 오해하거나 억측하지 않았나”라며 제보의 신뢰성에 의구심을 내비쳤다.

‘아들 통역병 선발을 위한 청탁이 많았다’는 군 관계자들의 증언도 반박했다. 추 장관은 “자격이 안 되는 기회를 달라고 한 게 아니라, 아들은 스포츠경영학을 공부하고 해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아이”라며 “오히려 제 아이라는 걸 군에서 먼저 알아보고, 제비뽑기를 해 떨어뜨려놨다는 것을 이번에 알았다”고 말했다.

날카로움 거둔 추다르크, "나는 엄마다"

이날 추 장관은 의혹 하나하나에 차단막을 치면서도 사뭇 달라진 태도로 답변에 임했다. 마스크에 가려져 표정은 선명히 드러나지 않았지만, 평소보다 낮고 느린 어조로 답변을 곱씹었다. 특히 그는 '바쁜 엄마'라고 수 차례 스스로를 부르면서 자신의 여건이 청탁과 거리가 멀었다고 거듭 호소했다. 간간이 울먹이기도 했다.

추 장관은 “공인의 아들이라 아이가 어릴 때부터 모든 문제를 거의 스스로 해결했다”며 “병문안도 가 주지 못했고, 부모로서 이해를 일방적으로 바라는 상황에서 엄마 역할을 제대로 해 준 적이 없는 아들”이라고 했다. “수사 지연의 가장 큰 피해는 저와 제 아들이 받고 있다”는 호소도 이어갔다.

추 장관은 7월 국회 법사위에서 논란을 부른 “소설 쓰시네” 발언 논란을 스스로 언급하며 사과하기도 했다. 그는 “당시 고기영 법무부 차관에게 (야당 의원이) ‘추 장관 아들 일을 잘 처리해준 보상으로 그 자리에 왔느냐’고 하는 상당히 불편한 질문을 했다”며 “‘이건 좀 심하다’는 모욕감을 대변하는 독백이었는데 스피커가 켜져 있다보니 그렇게 나가게 됐다”고 말했다. 곧이어 “상당히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높아지려는 목소리를 애써 누르는 듯한 상황도 자주 연출했다.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이 가족이나 보좌관의 국방부에 전화했는지를 여부를 연신 묻자 추 장관은 “지금 대정부질문을 하는 중이지 수사 검사처럼 심문을 하는 것 아니지 않냐”고 다소 언성을 높였다. 그러나 신경전이 계속되자 한숨을 내쉬며 “아는 한 설명을 해드려야겠지만 수사가 아니라 여기에서 모두 말할 순 없다”고 주춤하기도 했다.

김혜영 기자
김현빈 기자
이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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