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 되찾은 음식점ㆍ카페 주인들 반색
특정 장소로 몰리던 부작용 완화 기대도
"당장 가족들이 굶을 일은 면하게 돼서 다행입니다."
서울 중구에서 쭈꾸미 가게를 운영하는 김모(58)씨는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됐던 지난 2주가 보릿고개를 겪는 2년 같았다고 심경을 표현했다. 주변에 주택이 많지 않은 중구 특성 상 오후 9시 이후 배달 주문이 거의 없었던 데다, 인근 회사들이 잇따라 재택근무를 결정한 후에는 점심 매출마저 절반 이상 줄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저녁 시간 매출이 제로가 되면서 2주 내내 온 식구가 굶다시피 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가 일상을 다시 굴러가게 할 탈출구가 됐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2단계로 완화되면서 시민들 사이에서는 걱정을 한 시름 덜었다는 안도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폐업 직전 위기까지 치달았던 각종 자영업의 회생과 동시에 시민들의 일상도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정부가 수도권에 내렸던 거리두기 2.5단계 조치를 2주간 2단계로 완화하면서 14일 0시부터 음식점ㆍ카페 등의 영업제한이 풀린다. 때문에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에 가장 반색하는 건 그간 엄격한 영업제한으로 인한 매출 하락을 감당해야 했던 음식점ㆍ카페ㆍ제과제빵점 자영업자들이다. 서울 은평구에서 프랜차이즈 제과제빵점을 운영하는 박모(37)씨는 "학원 가는 길에 간식 먹으러 들르던 학생들이 단골 손님이었는데 모두 사라져 상심이 컸다"며 "이제 손님들이 매장을 다시 찾아 준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 호프집 사장 A(66)씨는 "지난주부터 부랴부랴 점심 뷔페 장사를 시작했지만 인근 식당과 경쟁이 안 돼 마음 고생이 심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2주 더 연장됐다면 폐업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기간 동안 외려 한 곳으로 인파가 몰린다며 부작용을 걱정하던 시민들도 거리두기 완화 소식에 한 숨을 돌렸다. 서울 동대문구에 거주하는 취업준비생 이모(27)씨는 "그간 공부를 하려면 오히려 좁은 개인 카페에 다닥다닥 붙어 앉아야 해 불안했다"며 "프랜차이즈 등 다시 넓은 카페를 찾을 수 있게 돼 안심"이라고 말했다. 강남구 주민 김동환(31)씨도 "음식점과 카페를 갈 수 없어 한강 공원에 사람들이 몰렸는데 차라리 오후 9시 이후 음식점 문을 열어 분산시키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를 반겼다.
그렇다고 자영업자들의 근심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추석 연휴 전후로 민족 대이동이 현실화한다면 코로나19의 재확산 가능성이 적지 않은 탓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에 적응한 고객들이 식당과 카페 방문을 꺼리게 된 점도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은평구에서 소규모 카페를 운영하는 한 업주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아예 없어질 때까지 매출 하락은 계속 감수해야 할 것 같아 폐업까지 염두에 두고 대응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