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골프(KPGA) 회장단 및 고위 관계자들이 최근 철저한 방역 속에 치러진 메이저급 대회 신한동해오픈 개막을 앞두고 ‘폭탄주 릴레이’를 곁들인 술자리를 가져 비난이 일고 있다. 이 자리엔 구자철 KPGA 회장, 한종윤 부회장과 자문위원 등이 자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구 회장은 특히 폭탄주 제조 영상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해 한창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타격을 입을까 노심초사했던 선수와 대회 관계자들의 분노를 샀다. 해당 영상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13일 본보 취재 결과 구 회장과 한 부회장은 지난 7일 경기 성남시 모처에서 KPGA를 지원하는 인사들까지 10명 안팎이 모인 회식자리를 열었다. 구 회장이 SNS에 게시했다가 약 2시간여 만에 내린 것으로 알려진 영상에는 참석자들의 거리 두기가 이뤄지지 않은 채 ‘소폭(소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 도미노’가 이어졌다. 제작된 폭탄주 잔의 개수를 살펴보면 참석자는 최소 9명으로 보인다. 구 회장은 “좋은 분들이 협회 격려 방문을 해주셨다. 오랜만에 소폭 도미노를 한 번 했다. 철판구이 집이라 김이 많이 난다”고 덧붙였다.
이날은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1주일 연장에 돌입한 첫 날이었고, 신한동해오픈 대회 참가 예정 선수 및 캐디 전원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리던 때다. 주최측은 대회 기간 중 선수와 캐디에게 점심식사는 물론 경기 후 저녁식사 도시락까지 제공하면서 대회가 진행되는 동안 외부 식당 출입까지 자제해주길 강력히 권고했다. 주최측은 선수 공식 기자회견도 비대면 방식으로 전환하는 등 총상금 14억원이 걸린 잔칫상이 엎어질까 노심초사했지만, 협회 고위층은 방역지침에 아랑곳 않고 술판을 벌인 것이다.
자신을 KPGA 회원 가족이라며 이를 제보한 A씨는 “후원사들도 코로나 대비에 만전을 기하며 대회를 준비하고 있는데, 정작 회장단이 (방역에 대한)의식 없이 지내고 있는 걸 용납하기 어렵다”며 “앞서 구 회장은 만취 상태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후원 기업들을 저격하는 글을 올려 논란이 됐고, 한 부회장은 불공정한 채용으로 업계를 떠들썩하게 해놓았음에도 아직 누구 하나 책임지지 않는 모습을 보며 좌절감이 든다”고 전했다.
구 회장은 이번 논란에 대해 "대내외적으로 KPGA와 코리안투어에 많은 도움을 주고 계신 분들과 회의를 마친 뒤 격려 차원에서 식사를 곁들이며 1시간 가량 토론하는 자리였다"며 "공교롭게도 당일은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연장 시행된 첫 날이라 SNS에 해당 게시물을 업로드 한 게 안일한 행동이라고 생각해 삭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해당 논란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으며, 코로나19로 인해 모두가 어렵고 힘든 상황 속에서 코리안투어를 사랑하는 팬들과 스폰서, 파트너, 선수 등 골프관계자들께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사과 드린다"고 알려왔다. 또한 "방역 당국 관계자들과 이에 동참하고 있는 국민 여러분들께도 사죄 드리며,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을 약속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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